발행어음시장 10兆 성큼… 자금 블랙홀 `부동산PF`

증권사 투자쏠림에 수익성 고민
당국 우발채무 증가에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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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시장 10兆 성큼… 자금 블랙홀 `부동산PF`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KB증권까지 가세한 국내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의 투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PF는 증권업 전반의 우발채무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KB증권은 내달 초 발행어음 사업에 나선다. 전산 시스템과 상품 구성 등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태며 금융투자협회 심사를 마치면 곧장 판매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판매 목표치는 최소 2조원이다. 앞서 발행어음 사업자로 나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수신잔고가 현재 9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조원이 넘는 자금을 발행어음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신한금융투자도 내년 발행어음 사업자 등판을 예고한 상태여서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신한금융투자는 내달 4일 유상증자를 완료해 4조원대 자본력을 갖추게 된다.

문제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이 위험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돈 되는 기업금융(IB)에 집중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최근 수익성이 큰 부동산 PF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수익성 고민이 짙어진데다 역마진 위험에 고객에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고수익 사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이 침체될 경우 PF는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부를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의 양면성이 큰 상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의 이유가 수익을 내는 데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부동산 PF로 쏠리는 건 당연하다"며 "발행어음 사업의 목적이 대규모 자기자본(PI)을 투입해 대체투자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에 지나치게 열을 올릴 경우 시장 건전성이 급격히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을 관리할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7월 첫 선을 보인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사들도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위험투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형증권사들의 위험투자가 확대됐음에도 투자성과나 사업역량이나 영업실적 개선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발행어음 업무에 나선 초대형 IB들의 경우 질적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우발채무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초대형사, 대형사"라며 "우발채무 중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등이 여타 증권사보다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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