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사회 지식공급처 돼야 할 교육훈련기관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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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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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사회 지식공급처 돼야 할 교육훈련기관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신당동하면 모두 떡볶이타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서울의 신당동은 꽤나 넓은 지역이고, 동대문 옷시장을 뒷받침하는 의류생산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중국에 밀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류를 만드는 소규모 일터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어 보인다. 매일 걸어다니는 신당동 지역 상권을 보면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하는 가게들보다는 새롭게 인테리어를 꾸미는 가게들을 더 많이 본다.

최근에 새롭게 문을 연 업종들을 보면 네일숍과 피자가게, 반찬가게를 들 수 있다. 갑자기 늘어난 걸 보면서 걱정을 하게 된다. 얼마나 갈까? 걸어가면서 힐끗 쳐다보는 네일샵에 손님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개점시간이 늦어지고 폐점시간이 빨라지다가 어느 순간 문을 닫는다. 최소한의 고객숫자는 고민해 보았을까? 피자가게는 대부분 브랜드 피자가 대세라 개인적으로 만드는 피자가게가 자리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찬가게도 시장이 가깝고 기존의 반찬가게들도 이미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되어 걱정스럽다.

근처에 있는 직업훈련원에서는 자주 다양한 훈련과정을 홍보한다. 비용의 상당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재취업이나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되는데, 문제는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는 훈련과정 중심으로 운영되는지 고민이 된다. 기존의 교육체계와 교수진으로 동네 상권에서 잘 통하는 훈련과정을 제공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비즈니스에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기업이나 어느 수준 이상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은행지점과 현금인출기가 사라져 가고 있고, 패스트푸드점에서 무인주문기가 늘어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어드는 등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공적인 교육훈련 기관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생각보다 느리다. 가장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관은 아마도 사설 학원들이 아닌가 싶다.

대학은 여전히 기존의 학과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부제는 사라지고, 교과과정도 일부 변화가 있지만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된 경영학과의 경우도 지난 30여년 동안 새롭게 만들어진 과목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학 본연의 역할은 연구지만, 현실적으로는 전체 졸업생의 90%는 기업을 비롯해 직장을 가진다. 그렇다보니 학생들은 외부의 사설 학원에 의존하고, 학교의 강의는 졸업을 위한 불가피한 출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협력을 통해서 대학에서의 취업준비나 직업훈련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졸업하고 직업을 가지는데, 교육부의 대학교육과 고용노동부의 고용이슈가 서로 별개로 진행되어 비효율적이다. 둘째, 대학에서 산학협력 교육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산학협력 중점교수제도를 통해서 기업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대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는데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턴제도와 같은 현장실무 경험에 대해서도 더 많은 학점을 인정해서 이론과 현실 간에 거리를 줄일 필요가 있다. 미국의 MBA 교육에서도 현장경험이 많은 교수들의 비중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MBA 교육이 왜 인기가 없어지고 있는가도 고민해야 한다.

셋째, 기업에서는 계약학과를 더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학에서 교육하고, 다시 신입사원을 교육할 필요없이 희망하는 내용을 포함해서 계약학과를 운영지원하고 졸업하면 사원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재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이나 인턴제도, 그리고 졸업후 취업에 대한 약속 등을 인센티브로 활용한다면 우수한 사원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계약학과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성과 지식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대학에 전달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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