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에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처지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2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 기관수 3곳 이상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가 있는 증권사 6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2.6% 급감한 7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에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대신증권·키움증권 등이 포함된다.
같은 기간 순이익 컨센서스는 53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들어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실적 개선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비교해 기저효과 영향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은 글로벌 증시 상승랠리에 따른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개선으로 1분기 잇달아 호실적을 내놨다. 자기자본투자(PI)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증시가 호전되면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44.5% 증가한 2186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분기 실적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2분기에는 실적 개선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증시 침체로 트레이딩 손익이 2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중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2분기 컨센서스가 전분기와 비교해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키움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5.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1분기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영업이익 2026억원의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다시 증시가 침체기에 들어섬에 따라 증가분을 고스란히 반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NH투자증권이 영업이익 150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보다 36.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어 삼성증권(-21.5%), 메리츠종금증권(-11.5%), 대신증권(-6.7% ) 등도 전분기보다 일제히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실적 감소세는 뚜렷하다. 대신증권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22.3%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래에셋대우(-14.9%), 삼성증권(-10.9%), NH투자증권(-8.9%) 등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무역갈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겠으나, 자본시장의 변동성 심화로 브로커리지 및 트레이딩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