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변동성↓ 채권이상 수익
"물량 나오기 무섭게 다 팔려"
수익 경험 자산가 수요 늘어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러브콜
"물량 나오기 무섭게 다 팔려"
수익 경험 자산가 수요 늘어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러브콜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주식시장 부침에 지친 투자자금이 탁월한 변동성 관리 능력을 증명한 헤지펀드로 몰리고 있다.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이달 들어 몰린 자금만 1조원이 넘었고, 작년과 비교해 몸집이 두 배 넘게 불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 종기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총 31조43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15조원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100% 넘는 성장세다. 최근 유입 속도에 더 탄력이 붙으면서 이달 들어서만 1조3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일주일 만에 5500억 몰려…100억 통 큰 투자자도= 지난 한 주간 신규 설정된 자금금만도 5504억원에 달한다. 특히 교보증권의 'Royal-Class 헤지펀드' 5개와 DS투자증권의 '토러스채권형' 6개 헤지펀드가 각각 1416억원, 1110억원씩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의 '하이파이(HI-FI) 채권투자' 5개(536억원)와 아름드리자산운용 'Gauss전문투자형' 4개(207억원), 쿼드자산운용의 '쿼드 헬스케어 멀티스트래티지6 전문투자형'(186억원) 등이 유의미한 설정액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파인밸류자산운용의 간판펀드인 '파인밸류 IPO플러스V'에서는 같은 기간 180억원의 설정액이 줄었다. 올들어 16% 넘는 수익을 내자 환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덩치가 급격히 커진 것은 자산가들의 대체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수요 확대 요인이 됐다.
최근에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귀하신 몸'이 됐다. 거듭되는 완판 행렬에 물량이 귀해지자 금융회사 본점의 능력 없이는 판매물량을 받아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부지점장은 "국내 증시에 거액을 담자니 부담스럽고 미국 증시는 고점이라 마음 졸이는 자산가들이 많이 찾는 상황이지만 이 마저도 최근엔 나오기 무섭게 다 팔리고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는 3억원 이상 10억원 이내로 투자하는데 최근 한 인근 점포에서는 헤지펀드에 100억원을 투자한 고객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진곤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기본적으로 헤지펀드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며 채권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라며 "요즘같이 미중 무역분쟁 등에 의해 시장 전망 자체가 장밋빛이 아닌 상황에서는 오르건 내리건 돈을 버는 헤지펀드가 괜찮은 툴"이라고 말했다. 송은영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PB팀장은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성도 커지고 각 운용사별 역량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수익 경험을 가진 투자자들이 성과가 검증된 쪽에 재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 장세에 기관들 러브콜= 자산운용 '큰 손'인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서도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600조원 넘는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체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지난달 약 89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출자계획을 밝힌 교직원공제회는 이르면 내달 초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자산군을 다양화해 결국 표준편차 낮춤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추구하고자 한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같은 추세"라고 말했다.
14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해외 자산에만 투자하는 한국투자공사(KIC)도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신우 KIC 투자운용본부장(CIO)는 "베타(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른 개별종목 변동성)가 워낙 좋았고 시장의 변동성이 안정적이던 지난 3년간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철저하게 눌러왔는데 앞으로는 늘릴 여지를 뒀다"며 "헤지펀드가 역량을 발휘하기 좋은 시장이 올 것으로 보고 선별적으로 탁월한 전략을 가진 운용사 선정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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