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검은 10월' 재현 가능성
4월 신용융자 10兆 돌파 '최고'
주가 6%↓… 반대매매 22%↑
G2무역전쟁 확산 변동성 커져
4월 신용융자 10兆 돌파 '최고'
주가 6%↓… 반대매매 22%↑
G2무역전쟁 확산 변동성 커져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빚을 내 투자에 나섰던 신용거래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6% 이상 급락하며 반대매매도 22%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 '검은 10월'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6826억원으로 올 들어 월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10조3947억원보다 2.8% 증가한 수치다.
1월 9조9269억원이었던 신용융자 잔액 규모는 2월 10조원을 넘어서며 증가추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이달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신용융자 규모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으로 평균 10조3502억원을 기록하며 이달 들어서도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국내 주식시장은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6% 이상 떨어졌다.
특히 신용거래 잔고율(상장주식수 대비 신용거래 주식수 비율)이 높은 상장사의 주가 부진은 투자자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신용거래 잔고율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이달 들어 주가가 떨어졌다. 삼본전자가 이달 들어 21.9% 하락했고, 칩스앤미디어(-17.8%), 알에프텍(-11.6%), 디피씨(-10.9%), 중앙백신(-8.5%) 등도 주가가 크게 뒷걸음질쳤다. 이들 종목의 신용거래 잔고율은 모두 10%가 넘는다.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 잔고율이 가장 높은 인콘의 경우 오는 23일까지 액면병합 주권 변경 상장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문제는 아직까지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반대매매가 쏟아져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 잔고가 많은 상황에서 하락장에 돌입하면,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추가 하락을 부추긴다. 지난해 10월 폭락장에서도 신용거래 매물이 단기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반대매매 역시 증가 추세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57억94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반대매매금액은 70억8800만원으로 한 달도 안돼 22.4% 급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를 대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신용융자 잔액의 증가 추세 역시 하락장에서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경기·실적 모멘텀이 약하고 경기부양책 등 정책 동력도 부재한 상황"이라며 "취약한 펀더멘털 환경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에 대한 증시의 민감도를 높였다" 설명했다.
이어 "5월 말로 예정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시장 지수의 한국 비중 축소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 국면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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