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이유로 자국 기업과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의 여파로 구글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관련 솔루션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화웨이가 신규 출시하는 단말을 사용할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등과 같은 구글 핵심 서비스 이용이 불가해진다. 또 화웨이 통신 장비 핵심 부품 조달은 수십 개 미국 기술 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나 부품 조달 또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화웨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봉쇄 작업이 시작됨에 따라 "화웨이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의 개발과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해 왔다"며 "화웨이는 안드로이드의 글로벌 핵심 파트너로서,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업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안드로이드의 오픈 소스 플랫폼 부문에서 긴밀한 협업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웨이는 전 세계에 걸쳐 이미 판매가 되었거나, 현재 출하되어 판매되고 있는 모든 화웨이 및 Honor(아너) 브랜드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와 AS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화웨이는 "전세계 모든 사용자들에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입장문을 통해 향후 어떤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사용할지와 자체 OS 출시 계획에 대한 언급 등은 하지 않았다. 화웨이는 이 같은 미국의 공세에 대비해 최소 3개월 간의 핵심 부품 재고를 쌓아둔 상태이며 독자적인 OS 개발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승우,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는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 기반의 자체 OS EMUI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라이선스 방식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계속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출시시는 제품에는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지메일, 크롬브라우저 등 구글 앱을 탑재할 수 없고, 구글의 기술 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에 통신 라이선스 등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경우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은 해외에서 급속하게 점유율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의 60%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차지하고, 나머지는 유럽과 남미 등"이라며 "약 8000만대의 판매부진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내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지난해 납품업체 1만3000여 곳으로부터 700억 달러어치(한화 약 83조원)의 부품과 장비를 사들였다. 이중 퀄컴과 브로드컴의 컴퓨터 칩은 물론 MS 소프트웨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등 미국 내 수십 개 기업의 제품에 약 110억 달러(13조원)가 들어갔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임시 일반면허 발급의 형태로 8월 19일까지 90일간 유효하다. 새 제품 제조를 위한 화웨이의 미국산 부품 구매는 여전히 제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와 거래를 하는 주요 미국 기업은 플렉스와 브로드컴, 퀄컴, 마이크론, 시게이트 등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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