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화웨이와 비즈니스 중단
안드로이드OS 지원까지 끊겨
중국선 애플 불매운동 확산돼
세계 5G시장 성장 '발목' 우려
안드로이드OS 지원까지 끊겨
중국선 애플 불매운동 확산돼
세계 5G시장 성장 '발목' 우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해온 세계 스마트폰 지형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전망이다. 화웨이 퇴출, 고율의 관세 부과 등 미국의 강공정책이 결과적으로 중국 화웨이는 물론 애플·구글의 스마트폰 산업 지배력을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정부가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나선 이후, 구글이 화웨이와의 비즈니스를 중단했다. 구글은 중국 화웨이에 스마트폰 '두뇌'라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원을 중단한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구글의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OS만 활용이 가능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업그레이드가 전면 차단된다. 또한 스마트폰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G메일 같은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를 4%포인트로 추격하며 세계 2위의 스마트폰 강자로 부상한 화웨이는 이번 조치로 인해 큰 치명타를 입게 됐다. 화웨이는 당초 이달 초 스위스에서 5G폰을 처음 내놓은 데 이어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5G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글과의 결별로 5G 확장전략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내년까지 삼성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1위로 등극하겠다는 목표도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안드로이드 거래중단은 화웨이뿐만 아니라 구글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로서는 연 2억대 이상을 판매하는 스마트폰 2위 기업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도 이미 자체 스마트폰용 OS를 개발중이어서 화웨이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애플도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실적부진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중국 사업 부진으로 화웨이에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중국 내 반미·반애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미 행정부의 화웨이 퇴출 결정 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애플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다수의 소비자들이 화웨이 폰의 기능이 아이폰과 차이가 없는 데 굳이 아이폰을 쓸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1분기에도 중국 매출이 21%나 줄어들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발표 당시 팀 쿡 애플 CEO는 미·중 무역관계 개선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더 큰 복병을 만난 것이다.
애플은 여기에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부과로 중국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가격을 올리거나 이윤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을 통해 중국에서 해오던 스마트폰 제조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제3 국가로 이전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과 리스크가 커졌다.
경쟁사들의 동반 위기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입지를 키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두 업체가 동반상승 효과를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5G 확산과 ICT 산업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내놓고 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