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전용면적 84㎡가 국민주택형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해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반면, 전용 84㎡의 분양가는 계속 올라 최소 8억~9억원 선으로 높아진 탓에 내 집 마련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규제와 분양가 상승으로 '국민의 주택'이 아니라 '그림의 떡'이 돼 가고 있는 셈이다.
20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 들어 전용 84㎡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점점 줄어들어 16만명선이 조만간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말 16만2817명이었던 전용 84㎡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월 말 16만2272명으로 545명이 줄었고, 3월 한 달 만에 729명이 더 줄어 16만1543명에 그쳤다. 지난달 말에는 16만명을 겨우 넘은 16만683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용 135㎡ 이하 대형 평형의 청약 통장 가입자 수는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 대비된다. 올 들어 지난 1월 말 10만659명이었던 전용 135㎡ 이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월 말 10만671명, 3월 말 10만762명 등 꾸준히 늘다 지난달 말에는 10만1784명까지 증가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1100여 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전용 84㎡의 경우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와 함께 청약 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대출규제는 강화된 반면 분양가는 높아지면서 아예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양이 지난 4월 분양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은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인 전용 84㎡ 주택형에서 미달이 나왔다. 분양가가 9억원이거나 10억원에 달하는 전용 84㎡ 주택형은 모두 청약 경쟁률이 최고 2대 1에 그쳤다. 분양가가 9억원 이하인 같은 주택형의 청약 경쟁률이 10대 1을 한참 웃돈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주성종합건설이 지난 1월 후분양으로 공급한 자양동 테라팰리스 건대 2차도 전용 84㎡도 분양가가 10억원이 넘어 저조한 한 자릿수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직방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지 않는 한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전용 84㎡의 인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직방 관계자는 "건설사의 경우 분양가 8억∼1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에 무순위 청약 등 맞춤형 전략을 펼치면서 적극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에서 분양되는 새 아파트 중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8억원 이상으로 높아지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