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부 경영진만 참석 예정
격식 줄이고 계열사 책임 경영
구광모 '실용주의 경영' 가속도
격식 줄이고 계열사 책임 경영
구광모 '실용주의 경영' 가속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LG그룹이 20일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소박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간소한 추모식을 한다. 뒤를 이어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조용하지만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그룹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1주기…"고인 뜻 따라 간소하게"= 1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1주기를 맞아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추모식을 엄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에 지나친 의전과 격식을 꺼렸던 고인의 뜻에 따라 아들이자 후계자인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의 수도권 지역 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추모식에서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 상영, 추도 메시지 낭독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룹 추모 행사와는 별도로 1주기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1주기인 만큼 계열사 직원들도 참여하는 추모 행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차분하고 간소하게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구 전 회장은 지난해 초 병세가 악화하면서 가족에게 '조용한 장례'를 주문했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3일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졌고 경기도 광주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서 수목장 형식으로 영면했다. 구 전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23년간 그룹을 이끌었었고 지난해 5월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격식 줄이고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구광모식 '실용주의' 속도=구 전 회장 별세 이후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소탈하면서 실용적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 효율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매년 4차례 진행하던 분기별 임원 세미나를 월 단위 'LG포럼'으로 전환한 것이다. 과거 경영 메시지를 전달받고 명사 초청 강의를 듣는 방식이 다소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토론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아울러 올 초 시무식에서도 임직원들이 과거와 같은 정장 차림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해 서로 자유롭게 인사를 나누도록 하는 등 소탈하면서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LG그룹 측에 따르면 구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을 지칭하는 명칭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이는 계열사 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본인은 지주회사를 이끌면서 미래준비, 인재투자, 정도경영에 중점을 두고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관례를 깨고 LG연암문화재단·LG연암학원·LG복지재단·LG상록재단 이사장을 전문경영인에 맡긴 배경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체제 이후 조직문화가 한층 젊어지고 속도감 있게 바뀌었다"며 "조용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앞으로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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