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기간 11개월, 역대 최장 기록
"파국만은 피하자"… 한발씩 양보
XM3 물량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올해 9월 위탁생산 계약 종료 여파
年 생산량 10만대 이하 가능성도
"파국만은 피하자"… 한발씩 양보
XM3 물량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올해 9월 위탁생산 계약 종료 여파
年 생산량 10만대 이하 가능성도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마침내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 작년 6월 이후 무려 11개월 만이다. 노동조합의 파업에 사측이 가동 중단(셧다운)으로 맞불을 놓으며 벼랑 끝까지 가는 극한 대치 상황 속에 '파국만은 피하자'며 한발씩 양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불씨는 여전하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는 21일 있을 찬반투표가 르노삼성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 노사, 역대 최장 '줄다리기'= 16일 르노삼성은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4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이날 오전 6시 20분 '2018년 임단협'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1개월 동안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며 '파열음'을 냈다. 노조는 작년 10월 이후 62차례, 250시간에 이르는 파업을 벌여왔다.
프랑스 르노 본사 임원까지 나서 수차례 경고했지만, 오히려 노조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결국 작년 임단협은 노사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파업 여파로 르노삼성 부산공장 1~4월 수출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1% 감소하며 반 토막 났다. 결국 르노삼성은 4월 말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르노삼성은 2000년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간 교섭을 벌인 것을 물론, 노조는 역대 최장기간 파업 기록을 쓰게 됐다.
◇'임단협 모범생' 르노삼성 노조는 '왜' 돌변했나= 르노삼성 노조는 국산차 업계 '모범생'으로 통했다.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는 다른 완성차 노조와 달리, 2015~2017년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매듭지은 바 있다.
그랬던 르노삼성 노조가 달라진 건 작년 10월이다. 파업에 돌입하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명분은 충분했다. 지난 2013년 르노삼성의 생산성은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 소속 공장 19개 중 13위 수준에 그치며 한국지엠(GM)처럼 회사가 곧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노사는 단결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2~2013년 임금을 동결하고, 2015년에는 통상임금과 호봉제 폐지까지 단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못했다. 올해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먹여 살려왔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었다. 작년 기준 르노삼성이 수출한 전체 차량(13만7193대)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78.17%(10만7245대)에 달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장기간 이어진 교섭으로 임금 부문에서는 일정 부문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단체협약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외주와 용역전환 △배치전환 △인력 충원 등을 두고 노사는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이를 두고 노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1076만원 지급 △배치 전환 절차 개선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한 60명 인력 채용 등으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르노삼성 노사갈등 '불씨' 여전= 르노삼성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오는 21일 노조 조합원으로부터 과반 이상 찬성을 얻어내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진 파업 피로도와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가결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나머지 국내 완성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 채비를 끝낸 상황이다. 예정대로 찬반투표를 진행하더라도 다른 업체에 비해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파열음'을 낼 경우 악순환의 고리를 쉽사리 떨쳐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물량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으로 배정 받을 수 있느냐도 향후 노사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모두 2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 가운데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10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9월로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데다 올해 생산물량도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어든 6만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르노삼성차가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닛산 로그 이후 생산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량은 내수와 자체 수출물량을 포함하더라도 연간 10만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현재 2교대 근무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피해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르노그룹은 당초 3월 초까지 XM3 신차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여파로 결정을 올해 상반기까지로 미뤘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5월 들면서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들어간 것도 XM3 수출물량 배정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신차를 출시하면 글로벌 공장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생산 경쟁력을 따져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며 "분규 여파로 르노삼성차의 경쟁력이 약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생산성과 기술개발력 등을 고려할 때 부산공장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다만 아직 불씨는 여전하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는 21일 있을 찬반투표가 르노삼성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 노사, 역대 최장 '줄다리기'= 16일 르노삼성은 지난 14일 오후 2시부터 40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이날 오전 6시 20분 '2018년 임단협'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1개월 동안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며 '파열음'을 냈다. 노조는 작년 10월 이후 62차례, 250시간에 이르는 파업을 벌여왔다.
프랑스 르노 본사 임원까지 나서 수차례 경고했지만, 오히려 노조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결국 작년 임단협은 노사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파업 여파로 르노삼성 부산공장 1~4월 수출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1% 감소하며 반 토막 났다. 결국 르노삼성은 4월 말 공장 가동중단(셧다운)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르노삼성은 2000년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간 교섭을 벌인 것을 물론, 노조는 역대 최장기간 파업 기록을 쓰게 됐다.
◇'임단협 모범생' 르노삼성 노조는 '왜' 돌변했나= 르노삼성 노조는 국산차 업계 '모범생'으로 통했다.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는 다른 완성차 노조와 달리, 2015~2017년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매듭지은 바 있다.
그랬던 르노삼성 노조가 달라진 건 작년 10월이다. 파업에 돌입하며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명분은 충분했다. 지난 2013년 르노삼성의 생산성은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 소속 공장 19개 중 13위 수준에 그치며 한국지엠(GM)처럼 회사가 곧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노사는 단결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2~2013년 임금을 동결하고, 2015년에는 통상임금과 호봉제 폐지까지 단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못했다. 올해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먹여 살려왔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었다. 작년 기준 르노삼성이 수출한 전체 차량(13만7193대)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율은 78.17%(10만7245대)에 달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장기간 이어진 교섭으로 임금 부문에서는 일정 부문 합의를 이뤄냈지만, 이번에는 단체협약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외주와 용역전환 △배치전환 △인력 충원 등을 두고 노사는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이를 두고 노조는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1076만원 지급 △배치 전환 절차 개선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한 60명 인력 채용 등으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르노삼성 노사갈등 '불씨' 여전= 르노삼성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오는 21일 노조 조합원으로부터 과반 이상 찬성을 얻어내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장기간 이어진 파업 피로도와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가결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나머지 국내 완성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 채비를 끝낸 상황이다. 예정대로 찬반투표를 진행하더라도 다른 업체에 비해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파열음'을 낼 경우 악순환의 고리를 쉽사리 떨쳐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용 물량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으로 배정 받을 수 있느냐도 향후 노사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모두 2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 가운데는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10만대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9월로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데다 올해 생산물량도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어든 6만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르노삼성차가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닛산 로그 이후 생산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량은 내수와 자체 수출물량을 포함하더라도 연간 10만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현재 2교대 근무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피해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돌아간다.
르노그룹은 당초 3월 초까지 XM3 신차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르노삼성차 노사분규 여파로 결정을 올해 상반기까지로 미뤘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5월 들면서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들어간 것도 XM3 수출물량 배정 전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신차를 출시하면 글로벌 공장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생산 경쟁력을 따져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며 "분규 여파로 르노삼성차의 경쟁력이 약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생산성과 기술개발력 등을 고려할 때 부산공장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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