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와 낮은 생산성 등 고질적 요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한국경제가 1%대 저성장 늪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정부 '싱크 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혼동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2011∼2018년 기간에 연평균 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시적 침체라기보다 추세적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신산업 분야에 대규모 전략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을 따돌리는 품목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성장률 회복은 생존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제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저성장-고령화로 생산 기반이 쇠락하면 한국 경제가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KDI와 국제기구 등은 한국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하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2.7%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는 역성장(-0.3%)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연평균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2.2%로 떨어진 뒤 2030년대에는 1.9%, 2040년대에는 1.5%, 2050년대에는 1.2%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 전망도 암울하다. 한국이 현재의 생산성 수준에 머문다면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대로 밀릴 것으로 예견했다. 한국경제는 급속한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기업 투자 하락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서서히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상황이다. 1990년대까지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내외를 기록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4.4%로, 2010년대에는 다시 3% 수준으로 최근에는 2%대로 쪼그라들었다. KDI가 생산성 향상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등 지속적 혁신을 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도 2020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2%대 초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처럼 노동개혁과 산업 구조 개혁이 뒷전으로 밀리고 거의 매년 추경 등 재정을 풀어도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면 한국경제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잠재성장률 추락을 부추기는 것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규제 허들에 걸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이 늘어나면서 최근 10년간 해외로 빠져나간 순투자 금액은 2196억달러(약 25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악화된 고용·경제전망 숫자들이 잇따라 나오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한 데 대해 "지난 2년간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해 반성은커녕 성공이라고 말하는 문 대통령을 보면서 저분은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KD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전제돼야 과녁에 맞는 정책의 화살을 쏠 수 있다고 봤다. KDI는 "경제성장률 둔화가 순환적 요인이라면 적극적 재정에 대한 유인이 커지지만, 구조적이라면 단기 부양을 위해 확장 재정정책을 장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시적 경기 부진을 이유로 재정을 마구 퍼붓는 정책에 일침을 놓은 셈이다. 인구는 줄고 성장률은 바닥을 기는 '고령화 쓰나미'가 덮여오는 시기를 위해 재정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재정전문가들의 제언이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정부 '싱크 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혼동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2011∼2018년 기간에 연평균 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시적 침체라기보다 추세적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신산업 분야에 대규모 전략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을 따돌리는 품목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성장률 회복은 생존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제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저성장-고령화로 생산 기반이 쇠락하면 한국 경제가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KDI와 국제기구 등은 한국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하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2.7%에 그쳤고, 올해 1분기에는 역성장(-0.3%)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연평균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2.2%로 떨어진 뒤 2030년대에는 1.9%, 2040년대에는 1.5%, 2050년대에는 1.2%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 전망도 암울하다. 한국이 현재의 생산성 수준에 머문다면 2020년대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대로 밀릴 것으로 예견했다. 한국경제는 급속한 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기업 투자 하락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서서히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상황이다. 1990년대까지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내외를 기록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4.4%로, 2010년대에는 다시 3% 수준으로 최근에는 2%대로 쪼그라들었다. KDI가 생산성 향상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등 지속적 혁신을 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도 2020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2%대 초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금처럼 노동개혁과 산업 구조 개혁이 뒷전으로 밀리고 거의 매년 추경 등 재정을 풀어도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면 한국경제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잠재성장률 추락을 부추기는 것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규제 허들에 걸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이 늘어나면서 최근 10년간 해외로 빠져나간 순투자 금액은 2196억달러(약 25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악화된 고용·경제전망 숫자들이 잇따라 나오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한 데 대해 "지난 2년간 경제 정책의 실패에 대해 반성은커녕 성공이라고 말하는 문 대통령을 보면서 저분은 달나라 사람이 아닌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KD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전제돼야 과녁에 맞는 정책의 화살을 쏠 수 있다고 봤다. KDI는 "경제성장률 둔화가 순환적 요인이라면 적극적 재정에 대한 유인이 커지지만, 구조적이라면 단기 부양을 위해 확장 재정정책을 장기적으로 반복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시적 경기 부진을 이유로 재정을 마구 퍼붓는 정책에 일침을 놓은 셈이다. 인구는 줄고 성장률은 바닥을 기는 '고령화 쓰나미'가 덮여오는 시기를 위해 재정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재정전문가들의 제언이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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