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미래반도체 중 하나로 꼽히는 M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차세대 공정인 3나노(㎚, 1나노는 10억 분의 1 미터) GAA(Gate-All-Around) 미세공정과 함께 M램으로 미래 신시장까지 개척하는 등 전방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ARM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에서 사물인터넷(IoT) 기기을 위한 신규 테스트칩 'Musca-S1'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28나노 FD-SOI(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공정으로 만들었고, eM램(내장형 M램)을 포함하고 있다.
ARM은 이 테스트 칩과 평가 보드를 오는 3분기부터 한정 수량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3월부터 이 제품의 출하를 시작했다.
eM램은 전력을 적게 소모하면서도 속도가 빠르고, 작게 만들 수 있으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확보할 수 있어 IoT 제품에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 공정 난이도 등으로 고용량의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스마트폰 등 고성능의 디바이스에 들어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가 점점 미세공정 한계에 근접하면서 M램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가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세공정 난이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소재나 설계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라 매출이나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미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ARM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M램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ARM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말까지 18나노 FD-SOI 공정에 eM램과 RF(주파수 대역을 골라내는 반도체) 기능을 통합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플랫폼도 공개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와 함께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경우 미래 반도체 기술도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포럼 2019'에서 업계 최초로 '3나노 GAA(Gate All Around)' 양산 로드맵을 내놓고 설계 키트를 배포했다. 시장조사업체 IBS(International Business Strategies)의 CEO(최고경영자)인 헨델 존스는 "삼성전자의 GAA는 TSMC보다 1년 앞서있다"며 "인텔은 아마도 2~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