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들 청약 부적격자 속출에 취소분 싹쓸이

예비당첨자수 확대 실효성 의문
"분양 가격 낮추려는 노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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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들 청약 부적격자 속출에 취소분 싹쓸이
작년 12월 청약제도가 무주택자 유리하게 재편됐지만, 높은 분양가와 대출 규제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현금부자들이 다시 청약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청약제도 개편으로 올 들어 청약 부적격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당첨 취소 분이나 미계약분을 현금 부자들이 '줍줍'(줍고 줍는다)으로 싹쓸이하고 있다. 당황한 국토부는 오는 20일부터 부랴부랴 투기과열지구 내 예비당첨자 비율을 80%에서 500%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분양된 단지에서 꾸준히 10%대 청약 부적격자가 속출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분양한 평촌래미안푸르지오가 약 15%로 가장 높았고, 위례포레자이(14%), 북위례 힐스테이트(10%) 순이다. 평촌 래미안푸르지오의 부적격자 중 가장 많은 25명(26%)은 세대원이 청약한 경우로 나타났다. 청약조정지역의 경우 세대주만 1순위 청약이 가능한데, 본인이 세대주라고 착각을 하거나 세대주 요건을 모르고 신청했다가 부적격 처리됐다.

16명(16.7%)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소득 기준을 초과했다. 부부합산 소득을 잘못 계산했거나 출산·육아휴직 등으로 달라진 소득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했다. 12.5%는 소유 주택수 판단 오류를 범했고 10.4%는 세대원이 중복 당첨된 사례로 조사됐다. 1년 당해지역 거주 요건 위반(8.3%), 가점 오류(7.3%), 재당첨 제한(6.3%)에 걸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부적격자가 아닌 당첨자의 일부도 계약을 포기했다.

대우건설이 정당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모집가구수의 40%)를 대상으로 계약을 마친 결과 29.4%인 194명이 계약을 하지 않았다. 계약 포기자중 가장 많은 30.4%(59명)는 분양가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대출 규제 때문에 계약을 포기했다는 답변도 21.6%(42명)에 달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오는 20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하는 투기과열지구내 아파트에 대해 예비당첨자수를 현행 80%에서 500%로 늘리기로 했지만 실효성을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위례와 같은 공공택지를 제외하고는 5배수의 예비당첨자를 뽑을 만한 단지가 많지 않은 데다 청약 부적격자, 고분양가, 대출 규제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는 분양가를 더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신규 분양가가 내려가지 않는 한 무주택자들 입장에선 신규 분양이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건설사나 조합 스스로 분양가격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있도록 장기 무주택자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에 한 해 대출 요건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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