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취업대란 심각...42개월째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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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대란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예산으로 쥐어 짜낸 '일자리 늘리기' 정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4월 실업률은 19년 만의 최고치인 4.4%로 치솟았다. 4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11.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역시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는 3월에 있었던 지방공무원 원서접수가 올해 4월로 이동한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한 경제학자는 "한국은 취업시즌이 따로 있어서 구직행위를 하지 않는 기간이 있기에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편인데도 4.4%가 나왔다면 고용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중추인 20대, 30대, 40대 고용 사정은 어두운 정도가 아니라 암담하게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올 2월 15만명에서 4월 5만2000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4월 40대 취업자 수는 18만7000명이나 격감했다. 40대 취업자 감소 폭은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후 27년여 만에 가장 컸다. 2015년 11월(-1만2000명)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42개월째 뒷걸음질했다. 30대 취업자도 1년 전보다 9만명 감소해 19개월 연속 줄었다.

고용률을 연령대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는 1년 전보다 1.0%포인트 상승했지만, 20대·30대·50대(각 -0.2%포인트)와 40대(-0.8%포인트)가 모두 하락했다. 40대 고용률은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3월 보합으로 멈춰섰으나 다시 떨어졌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서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30대, 40대들이 재취업에 성공하는 확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을 기념한 KBS와의 대담에서 올해 정부의 고용증가 목표치를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올릴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로 매월 21만2000명 늘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17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3개월만에 20만명선을 밑돌았다. 취업자가 정부가 재정을 풀어 일자리를 떠받치고는 있지만, 투자 위축과 수출 부진 속에 고용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만명 달성은 불가능하다"며 "최대 15만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올해 4월 고용동향에서 핵심 계층인 30∼4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해 민간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올해 4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7만1000명 증가해 3개월 연속 목표치인 15만 명을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익명을 원한 한 경제학자는 "수치로는 목표치는 달성했을 지 모르지만,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측면과 국민이 느끼는 체감도를 보면 '속빈 강정'이며 고용사정은 바닥 수준"이라며 "4월 고용통계에서도 정부 재정을 쏟아붓는 60세 이상의 단기 일자리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증감을 보면 주당 1∼17시간이 1년 전보다 36만2000명 증가한 178만1000명으로 1982년 7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런 초단시간 취업자 급증은 대학 재학 중인 청년층이 음식점 등에 유입됐고, 공공일자리 규모가 10만명가량 늘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일자리 착시' 효과에만 안주할 경우 고용대란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게 사회학자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 개혁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대책, 기업 투자 활력 회복 등 근본 처방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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