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작년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진과 대대적인 인사로 사실상 세대교체를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총수는 아버지 정몽구 회장(사진)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총수 자리 유지를 위해 그의 자필 서명과 건강 검진 결과까지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8일 오전 동일인(총수) 지정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월 25일~4월 12일 지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현대차에서는 자료를 다 제출했는데, 정몽구 회장의 자필서명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애초 한진그룹이 내부 의견 불합치로, 관련 서류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대차그룹 역시 사유는 다르지만 서류를 내지 못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일단 현대차는 정 회장의 자필서명을 제출해 별문제 없이 넘어갔다.
서류 제출 지연 사유에 대해 공정위 측은 "정확한 사유를 쓰지 않는다"며 "추측건대 기업 문화가 있으며 윗사람에게 결제받는 것이 쉬운 그룹도 있고 아닌 그룹도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정 회장 총수 지정을 위해 건강 상태에 대한 의사소견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정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사소견서도 받았다"며 "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자필서명과 건강소견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 회장을 동일인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진에 이어, 같은 해 연말 사실상 부회장단을 해체하며 '정의선 친정 체제'를 다져왔다. 재계는 이를 두고 사실상 경영승계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이에 올해 현대차그룹 동일인이 정 수석부회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이다. 공정위는 매년 총자산 5조원 이상인 그룹, 10조원 이상을 그룹을 지정하면서 동일인도 함께 정한다. 동일인을 지정하는 이유는 기업집단에 어느 계열사까지 포함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