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상륙
콘텐츠로 국내 지상파·PP 위협
유료방송사도 콘텐츠 확보 경쟁
콘텐츠로 국내 지상파·PP 위협
유료방송사도 콘텐츠 확보 경쟁
지난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지난 2008년 도입된 IPTV 가입자가 처음으로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하는 등 큰 변화를 겪었다. 또한 올해는 OTT 동영상 서비스의 영향력 확대와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진입 등이 본격화 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 점유율은 2018년 상반기 기준 70%를 상회했고, 유튜브 이용성향은 동영상 시청 뿐만 아니라 검색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네이버, 카카오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는 최근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해 안방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킹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지상파, PP(프로그램공급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OTT 시장의 성장세는 국내 시장에서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 아마존 등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 지난 2017년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했다.
해외 유료방송사들도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시장 내 콘텐츠 확보 경쟁을 가속화 하고 있다. 미국 내 2위 통신사업자인 AT&T는 2015년 485억달러를 들여 위성방송사업자인 DirectTV(디렉TV)를 인수해 약 2000만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며 미국내 유료방송 1위 사업자로 등극했다. 당시 미국 규제당국(FCC)은 거대통신사인 AT&T와 유선방송사업자인 디렉TV 합병건에 대해 "결합상품의 경쟁을 증대하고 가격인하를 촉진해 소비자 이익과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를 전격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맞춰, AT&T는 합병 이후 2015년 인수한 위성 디렉TV, 지역 AT&T의 광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U-버스 TV, OTT 디렉 TV 나우 등 다양한 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했다. 또한 AT&T는 신규 인터넷 유료방송 서비스인 'AT&T 워치 TV'를 지난해 6월에 출시했으며, HBO와 워너미니어 콘텐츠를 포함한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AT&T는 2018년 터너(TBS, TCM, TNT, CNN 등 유료방송 채널), HBO (유료 채널), 워너브라더스엔터테인먼트(영화·TV 프로그램 제작 배급사) 등을 보유한 타임워너 인수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배가하고 있다.
버라이즌도 지난 2015년 AOL(아메리카온라인)을 44억 달러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디어 사업에 진입했다. 이후 2016년 7월에는 야후의 인터넷 사업 부문을 인수해 온라인 동영상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했다.
세계 최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인 디즈니도 콘텐츠 사업자인 21세기 센츄리 폭스를 524억 달러 규모에 인수하며 미디어 주도권 경쟁에 합류했다. 21세기 센츄리 폭스는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덕션 등을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이며 OTT 사업자인 훌루에 대한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폭스 인수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올해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구축을 통해 OTT 사업자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미디어사업자들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OTT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포화와 성장전략 부재로 성장 정체 국면에 직면했다. 최근 5년간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및 방송매출은 모두 10% 미만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료방송 요금이 낮고, 국내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용자 성향을 고려할 때, 국내 시청자들의 급격한 코드커팅(cord cutting)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에 방송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실제,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OTT가 기존 유료방송서비스를 대체할 것이라는 묻는 질문에, OTT 유료사용자의 44.1%가 "기존 방송서비스를 대신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글로벌 OTT 사업자의 부상,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세계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국내 방송계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시장을 내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특히 국내 유료방송사들도 M&A 전략을 통해 콘텐츠 발굴, 빅데이터 확보, 신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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