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과 바이러스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변형 RNA가 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현상을 규명했다. 에이즈나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 관련 면역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로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윤기 고려대 교수(사진) 연구팀이 유전자 발현 조절과정 중에서 RNA 변형의 일종인 'N6-메틸아데노신 RNA'가 분해되는 경로를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N6-메틸아데노신 RNA는 화학적으로 변형된 RNA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간암, 유방암 발생 및 진행뿐 아니라, 에이즈와 같은 면역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나선의 안정적인 DNA와 달리 RNA는 다양한 화학적 변형이 쉽게 일어난다. 이렇게 변형된 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암이나 바이러스성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분자수준에서의 메커니즘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변형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형태인 'N6-메틸아데노신 RNA'가 단백질(YTHDF2)에 의해 인식·결합되고, 이 단백질은 RNA 분해효소와 복합체를 이뤄 RNA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을 알아냈다. 그동안 N6-메틸아데노신 RNA는 생리학·병리학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김윤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N6-메틸아데노신 RNA가 세포 내에서 분해되는 현상을 규명한 것으로, 면역과 바이러스 관련 질환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셀(지난 2일자)'에 실렸으며, 과기부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