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타협점 못찾고 `보톡스 한류` 신뢰 타격

ITC "균주 정보 제출하라" 명령
수년째 공방 대웅제약·메디톡스
중국·대만 등 중화권 공략 집중
해외 진출 국내 업계 타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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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타협점 못찾고 `보톡스 한류` 신뢰 타격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대웅제약 제공


상생 타협점 못찾고 `보톡스 한류` 신뢰 타격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 메디톡스 제공


美 ITC '보톡스 균주' 본격 조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를 둘러싼 공방을 수년 째 벌여 온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상생을 위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의 증거 제출 명령을 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해외로 뻗어나가려는 국산 보톡스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는 대웅제약에 나보타의 보툴리눔 균주 및 관련 서류와 정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들에게 오는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서로의 균주를 제출하게 된다.

ITC의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라 공방 중인 기업들은 서로 원하는 자료를 상대방에게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을 받은 업체는 이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각사는 상대방의 자료를 제출받은 후, 이를 분석해 재판에 필요한 근거를 수집한 다음 ITC에 제출하게 된다.

앞서 메디톡스와 앨러간은 메디톡스 전직 직원이 대웅제약에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대웅제약에 넘긴 혐의로 대웅제약과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지난 1월 ITC에 제소했다. ITC는 두달 후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두달이 지난 현재 본격적인 증거자료 수집·검토 작업 착수에 들어갔다. ITC가 조사 결과를 통보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TC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그것이 자국 내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초점을 두고 조사한다.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제소한 메디톡스 측은 ITC 조사 결과에 대해 대웅제약 측이 해명하지 못하면 지난 2월 미국 FDA의 판매 승인을 얻은 나보타가 수입금지 조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공방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전반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국산 보툴리눔 제제 개발사들이 '보톡스 한류'의 꿈을 펼쳐 보이겠다며 중국, 대만 등 중화권 시장 공략에 공들이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대표주자들이 상생을 위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이전투구를 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 타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이제 '치킨게임'을 멈추고 국내 1호 보톡스 '메디톡신'을 상용화한 기업(메디톡스), 미국 판매허가를 획득한 1호 국산 보톡스를 만든 기업(대웅제약)이라는 위상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덧붙였다.

앞서 메디톡스는 2017년 6월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당했다며 대웅제약·에볼루스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법원은 2017년 10월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한국의 소송 절차가 해결될 때까지 소송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같은 달 메디톡스는 국내 법원에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해 대웅제약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편, 대웅제약의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이달 말 나보타의 미국 발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메디톡스는 2022년 현지 판매를 목표로 앨러간을 통해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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