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휘청이는 韓경제
强달러에 희비 교차
전문가들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고환율에 울고 웃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2.9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 1177.6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정오를 넘어서면서 1180원 선을 넘어섰으나 장 후반으로 가면서 하락 반전해 1177.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17년 1월 17일(1187.3원)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 같은 속도라면 환율이 1200원 선으로 올라서는 것도 내다볼 수 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이런 추세면 단기적으로 1200원 터치 가능성까지는 열어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린다. 미·중 무역 담판은 합의 없이 종료됐으며 후속일정도 잡지 못했다. 협상을 계속한다는 합의만 있을 뿐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은 미중 무역분쟁이 기폭제가 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연동이 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올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마이너스(-) 0.3%를 기록할 정도로 취약한 국면이다.
외환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환율이라는 것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속도가 좀 빠르다"고 진단했다.
한편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울고 웃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나 유학생 혹은 그 부모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울상인 반면 일찌감치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관련된 상품에 주목해왔던 투자자들은 차익을 누릴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2주 일정으로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모(70) 씨는 애초 한화 200만원 가량을 환전하려던 계획에서 절반만 환전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 씨는 "카드수수료를 생각해 환전해 갈 생각이었으나 고환율로 현지에서 카드를 쓰는 것이 연말정산에 차라리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직원의 권유로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이모(46) 씨는 "달러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환테크'를 통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면서 "올 초 저금리시대 투자 대안이 없던 차라 가입했지만 가입 초기에는 환율이 오르는 것 같지도 않고 수수료 손실까지 생각하면 잘못 판단했다고 여겼는데 두고 보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强달러에 희비 교차
전문가들이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고환율에 울고 웃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2.9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 1177.6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정오를 넘어서면서 1180원 선을 넘어섰으나 장 후반으로 가면서 하락 반전해 1177.0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17년 1월 17일(1187.3원)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이 같은 속도라면 환율이 1200원 선으로 올라서는 것도 내다볼 수 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이런 추세면 단기적으로 1200원 터치 가능성까지는 열어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을 보면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린다. 미·중 무역 담판은 합의 없이 종료됐으며 후속일정도 잡지 못했다. 협상을 계속한다는 합의만 있을 뿐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은 미중 무역분쟁이 기폭제가 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연동이 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올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마이너스(-) 0.3%를 기록할 정도로 취약한 국면이다.
외환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환율이라는 것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속도가 좀 빠르다"고 진단했다.
한편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울고 웃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나 유학생 혹은 그 부모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울상인 반면 일찌감치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관련된 상품에 주목해왔던 투자자들은 차익을 누릴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2주 일정으로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모(70) 씨는 애초 한화 200만원 가량을 환전하려던 계획에서 절반만 환전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 씨는 "카드수수료를 생각해 환전해 갈 생각이었으나 고환율로 현지에서 카드를 쓰는 것이 연말정산에 차라리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직원의 권유로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한 이모(46) 씨는 "달러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환테크'를 통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면서 "올 초 저금리시대 투자 대안이 없던 차라 가입했지만 가입 초기에는 환율이 오르는 것 같지도 않고 수수료 손실까지 생각하면 잘못 판단했다고 여겼는데 두고 보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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