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만 있고 볼거리 없어… 임대료 폭등 악순환에 상권 폭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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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만 있고 볼거리 없어… 임대료 폭등 악순환에 상권 폭삭"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자문위원과 취재진이 서울 마포구 망원동(망리단길) 상권(왼쪽사진)과 서울 상수동 상권을 둘러보며 논의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유명세만 있고 볼거리 없어… 임대료 폭등 악순환에 상권 폭삭"
디지털타임스 연중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자문위원과 취재진이 서울 마포구 망원동(망리단길) 상권(왼쪽사진)과 서울 상수동 상권을 둘러보며 논의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유명세만 있고 볼거리 없어… 임대료 폭등 악순환에 상권 폭삭"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5 서울 마포구 상수역 먹자상권·망리단길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상수역 먹자상권
'먹거리'란 확실한 목적 가진 사람들이 이 곳 찾아
유동인구는 적지만 상권으로 조건은 나쁘지 않아
연내 당인리발전소 공원화 작업 끝나면 발길 늘것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 두어집 건너 '임대' 우려

망리단길
방송 노출로 한때 인기 끌었지만 지금은 썰렁
인지도 탓 임대료 올라 점포 사장들만 큰고충
철물점·세탁소·파스타집 뒤섞여 매력도 떨어져
'SNS 반짝 홍보'보다 특화 메뉴 개발 노력해야


"손님은 없는데 임대료는 자꾸 올라 고민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상수역 뒤 먹자 상권과 망리단길 상권 등 마포구 상권에서 만난 상인들의 일관된 고민이다.

상수역 뒤 먹자상권은 크게 두 군데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 상권은 강변북로 방향으로 나 있는 상수역 4번출구 뒤쪽 도로변에서 시작해 당인리화력발전소 앞까지 이어진다.

홍대 카페거리 상권이 포화되면서 젊은 사장들에 밀린 30대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이곳에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었다. 90여개 업소가 영업 중인데 그 중 55개가 음식점이다. 아이템은 주로 주류에 치우쳐져 있고, 김밥 등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점포, 베이커리 가게 등이 간간이 등장한다.

상수역 뒤쪽 도로변을 걷다 '상수동 카페거리' 라는 이정표가 붙은 골목으로 들어가보니 초입에 미용실, 옷가게가 나왔다. 조금 더 들어가면 리모델링 한 건물에 입주한 술집들을 볼 수 있다. 제주음식으로 유명한 '탐라식당', 탐라식당의 2호점인 '탐라바당'도 여기 위치해 있다.

"이곳은 탐라식당 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할 정도로 유명한 식당 한두곳이 들어오고, 카페 몇개가 들어오면서 형성된 상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날 동행한 박경환 자문위원(한누리창업연구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디지털타임스의 연중 캠페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의 '디따 해결사'로 활약 중이다.

홍대상권과 달리, '먹거리 소비'라는 확실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에, 홍대상권 보다 유동인구 수가 적고, 가게도 밀집돼 있지는 않지만 상권으로서의 조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게 박 자문위원의 진단이다.

상수동 카페거리를 빠져나와 쭉 걷다보면 국내 최초 화력발전소인 당인리발전소(서울화력발전소)가 나온다. 현재 이 곳은 기존 발전소를 화력발전 시설(지하), 자연공원과 종합문화센터(지상)가 어우러진 '문화창작발전소'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박 자문위원은 "2019년 완공 목표로 당인리발전소 공원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원이 생기면 사람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자영업자들이 당인리발전소길 앞쪽에 점포를 차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인리발전소 앞에서부터 일신건영휴먼빌아파트, 에덴지우아파트가 있는 일명 '당인리발전소길'이 이날 돌아본 상수역 뒤 먹자상권의 두번째 상권이다.이 상권은 당인리발전소 앞에서 홍대 카페거리 건너편까지 이어진다. 당인리발전소 공원화 작업으로 임대료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이 구역은 상수동 카페거리 보다 점포의 밀집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도·소매 8개, 음식 5개, 서비스 5개 등 20여개 업소가 별다른 특징이랄 게 없는 거리에 흩어져 있었다. 심지어 블록마다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어 상권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모습이다.

박 자문위원은 "이쪽은 직장인, 주민 상대로 자연스럽게 생성된 상권으로, 특징이 없는 게 특징"이라며 "특색이 없는 상권에선 되는 가게는 되고, 안 되는 가게는 안 되는 패턴을 볼 수 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가 건물 곳곳에 붙은 '임대' 현수막이 눈에 띈다. 임대료가 오르면서 이곳을 떠난 가게들이 남긴 흔적이다.

박 자문위원은 "인상된 임대료 때문에 가게들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건물주들이 자꾸 (임대료를) 올리니까 이를 견디지 못한 가게들이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상권이 형성됐다가도 무너지는 게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 거리에서 4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연 사장(가명)은 "매출이 전년보다 20% 정도 떨어졌을 정도로 장사가 잘 안 돼 아르바이트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면서 "이런 상황인데 이쪽 건물들의 임대료가 대체로 많이 오르고 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공원이 된다는 것 때문에 가게들이 바뀔 때마다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이어 "주변 가게 사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4년전 제가 가게를 열었을 때와 비교하면, 임대료가 10~15% 정도 올랐다고들 한다"며 "우리도 이전 임차인이 내던 금액보다 15% 정도 오른 금액으로 임대 계약을 맺고 입점했는데, 계약 만기가 도래했을 때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한다면 여기서 나가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 자문위원과 취재팀은 상수역 뒤 먹자상권을 벗어나 망원역, 망원시장 부근의 일명 '망리단길'을 찾았다.

망리단길은 마포구 망원동 포은로길로, 한때 개성있는 점포들이 들어서면서 주목받았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30분쯤 찾아간 망리단길은 썰렁했다.

망원역에서 망리단길 초입인 망원시장까지는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로 붐벼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지만, 망리단길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찾는 이의 발길이 뜸했다.

특히 철물점, 페인트 가게, 부동산, 세탁소 등이 카페, 파스타 가게, 과자점 등과 뒤섞여 있어 상권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곳에는 전체 141개 점포가 들어서 있고 업종은 음식(75), 서비스(32), 도·소매(31)로 분산돼 있다.

박 자문위원은 "'핫한 거리'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2년 전보다 확실히 상권이 가라앉았다"면서 "볼거리가 별로 없어 젊은이들의 발길은 뜸해지는데, 유명세 탓에 임대료는 계속 오르니 장사하는 사람들만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망리단길 상권을 진단했다. 이어 "카페, 호프집 등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어 연결성이 떨어지는데다, 가운데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까지 놓여 있어 번잡하다.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면서 구경하기에는 불편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곳 역시 당인리발전소길에서 처럼 '임대' 표시를 붙여놓은 건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껑충 뛰는 임대료에 상인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이곳에서도 쉽게 목격됐다.

망리단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정(가명)씨는 "임대료가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 월세 100만원이던 곳에서 장사하던 사람이 재계약 시에는 160만원으로 계약을 하고 있고, 월 70만원 하던 곳은 월 130만원으로 임대료가 거의 두배로 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망리단길은 원주민들이 거의 없고, 외부 자금이 밀려 몰려와 리모델링이 이뤄지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자금을 투자한 외부인들이 본전을 뽑아가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도 문제지만 젊은층을 매료시키기에는 거리의 특징이 분명치 않은 점, 손님을 끌기 위해 SNS 마케팅에 의존하는 점포가 적지 않다는 점 등도 상권을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 사장은 "카페는 많은데 특징이 없고, 대부분 SNS를 통해 홍보를 하다보니 SNS 방문객이 끊기면 그만큼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도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2~3년은 SNS 홍보로 관심을 끌어 '반짝'하고 뜨지만, 그 이후에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문닫는 가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현장 점검을 마친 박 자문위원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가라앉은 상권을 살릴 묘안이 절실해 보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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