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입장을 정리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앞에 검찰 입장을 호소하는 방식으로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총장은 오는 6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동안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지낼 예정이다.
문 총장은 이 기간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일 대검찰청 간부 회의를 소집해 중지를 모으고, 주중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문 총장은 전날, 오는 9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해외 출장 일정 일부를 취소하고 급거 귀국했다.
그는 입국 직후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기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수사권은 작용에 혼선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반대 입장을 낸 지 사흘만에 다시 입장을 낸 것이다.
문 총장이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화두로 내건 것은 향후 조직 논리보다는 검·경 수사권 보호에 반대하는 명분을 부각해 여론에 호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종결권, 국가정보권까지 갖게 되면 검찰 조직이 아니라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은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함으로써 강해진 경찰권을 통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법안에서는 경찰 수사를 통제할 방안으로 보완수사 불응시 직무 배제 및 징계 요구권, 보완수사 요구권, 경찰 수사권 남용시 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부여하도록 돼 있으나, 검찰은 이런 방안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검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검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다만 문 총장으로서는 이런 저항이 조직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지난 3일 "(검찰이) 국민의 입장에서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검·경 수사권조정을)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해달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문 총장은 임기가 두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사퇴보다는 국회와 국민을 설득해 나가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 총장은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사건 송치 전 수사 지휘를 폐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디지털뉴스부기자 dt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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