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기구 출범…위원 42명
"미세먼지 중국 탓 해봐야 소용없어
우리가 과하다 싶을정도 대책 만들어야
올 상반기 의견취합 정부에 제안할 것"
"미세먼지 중국 탓 해봐야 소용없어
우리가 과하다 싶을정도 대책 만들어야
올 상반기 의견취합 정부에 제안할 것"
"미세먼지의 주된 요인이 국외에 있다고 아무리 불평해봤자 소용없다.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내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과감하고, 확실한 태도로 에너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29일 지구환경 강연을 위해 서울 종로구 상명대를 찾은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전 UN사무총장·사진)은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우선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출범 의미를 설명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당,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표하는 당연직·위촉직 위원 42명이 참여한다"며 "이들은 각계각층 국민 의견을 수렴해 미세먼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직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며 "미세먼지 해결을 국민들께서 제게 주신 저의 마지막 과업이라고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한다"고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이어 그는 국내 미세먼지 현황에 대해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OECD 회원국의 5000~6000개 도시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100개 도시를 취합한 결과에 한국 도시 44곳이 포함됐다는 보도를 최근 접했다"면서 "아무리 중국, 인도 등이 빠진 통계라지만 충격받았다. 이는 국가적인 위기"라고 언급했다.
반 위원장은 "우리도 에너지 분야에 있어 과감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세먼지 절감 정책에 대해) '내가 손해다', '우리 산업계가 손해다' 이런 말씀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 42명 중에는 정당 추천 인사 5명도 포함되지만, 최근 국회 대치 상황으로 인해 아직 위촉되지 못한 것을 두고도 "미세먼지 문제에 여야가 어디 있나.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 하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반 위원장은 국내 미세먼지의 주된 요인이 중국에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 때문에 국내 미세먼지가 많아졌다고 불평해봤자 소용없다"며 "평소에 우리가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 위원장은 "최근 중국의 대기 상황이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 중국은 노후한 디젤 경유차 2000만대를 폐기하고, 다수의 공장을 폐쇄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전 세계 비판을 받아 단련돼있다"며 "비판은 내가 모두 받을테니 우리도 그야말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미세먼지 감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 등 이웃 나라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그 협력이 양국 상호 간에 실질적 이익을 위해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 여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을 계획이다. 그는 "다음달 중 500명으로 이뤄질 국민 정책참여단을 구성해 국민 의견이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의 틀을 갖출 것"이라며 "또 올해 상반기 개최예정인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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