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해산' 靑청원 130만 돌파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선을 지켜내지 못한 자유한국당이 30일 강도 높은 반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천막당사와 장외 투쟁까지 고려하며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과 달리 국민 여론은 한국당과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국당 해산' 청원은 8일 만에 120만명을 돌파해 청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당을 넘어, 보수 우파를 넘어 모두 빅텐트 안에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싸워야 한다"며 "이제 한국당은 반(反)정권·반문재인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또 "헌법수호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아야 한다. 국회에서, 광장에서 결사 항전해야 한다"며 국회 밖 투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직접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쫓아가 '권력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었느냐', '이것이 바로 그대가 생각한 민주주의였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헌정 붕괴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좌파독재의 신호탄이 터졌다고 생각한다"고 선거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을 민주당 정권의 장기집권 전략으로 몰아세웠다. 전희경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다"면서 "청와대 하명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민주당은 더이상 입법부의 일원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아래 대한민국은 명백히 좌파독재"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독재 세력들이 든 '독재 촛불'에 맞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횃불을 높이 들자"고 글을 올렸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한국당의 상징인 횃불로 지지세 결집을 요청하는 등 대여공세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국당이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동안 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패스트트랙 대치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원이 30일 오후 7시 30분 기준 130만명을 넘어서며 8일 만에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 의장실을 비롯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의안과 등을 점거하고 봉쇄해 '동물국회' 오명을 남겼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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