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세계경제, 하반기 우울해진다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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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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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세계경제, 하반기 우울해진다
김영익 경제칼럼니스트·서강대 경제대학원 주임교수
올 들어 세계 주요국의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와 더불어 경기회복 기대에 기인한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다시 확장국면에 접어들기 전에 한 번 더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됐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먼저 하락한 후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졌다. 일본 경제는 거의 정체상태에 머물렀으며, 유로지역 경제성장률은 독일을 중심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부터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번 4월 전망에서 2019년 세계경제가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10월 3.7%, 올해 1월 3.6%에서 계속 낮아진 것이다.

IMF는 올 하반기에는 세계경제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는 낮은 인플레이션율로 미국이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가운데,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계속 완화할 것으로 보는 데 있다. 또한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확장으로 운용하고, 미중 무역전쟁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신흥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이들 국가들이 안정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일부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 경기동향 정보를 가장 빨리 알려주는 주요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하다가 3월에는 반등했다. 특히 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PMI가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미국의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2월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하는 한국 경기선행지수마저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회복은 세계경제의 회복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의 경제지표 개선이 추세적인가에 있다. IMF는 무역전쟁의 재개와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가계와 기업의 높은 부채가 앞으로 경제 전망에 하방 리스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무역전쟁 재개 가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현재까지 확장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정보통신혁명 영향으로 미국 경기가 1991년 3월에서 2001년 3월까지 역사상 가장 긴 확장국면(120개월)을 보였는데, 이번 경기확장이 그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장단기 금리차이 역전이 시사하는 것처럼 갈수록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 보통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때 경기침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정도까지 가지 않았을 뿐이다.

미국 경제가 둔화하면 정책당국은 다시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적은 의회다'라는 말처럼 연방정부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기 때문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것을 쉽게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5.25%였던 연방기금금리를 0%까지 인하하면서 소비와 투자를 부추겼는데, 기업, 특히 가계 부채가 과거 평균에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효과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부문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역전쟁 특히 환율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사는 달러가치 하락의 역사였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내에서 재정이나 통화정책에 한계가 있을 때, 미국 정부는 달러가치 하락을 유도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85년 9월의 '플라자협정'이다.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교역 대상국에 무차별적으로 무역을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대중 무역전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진행형인 중국의 구조조정 속도를 가속화해, IMF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융시장과 경제 전망이 '낙관'에서 '비관'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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