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등판한 볼턴 "3차회담 前 진정한 핵포기 징후 필요"

하노이 이후에도 '톱다운' 고수
北시간표 따르지않고 속도조절
트럼프 '빈손회담' 재연 부담에
성과 놓고 교착국면 이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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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등판한 볼턴 "3차회담 前 진정한 핵포기 징후 필요"
웃음짓는 볼턴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들어서며 미소짓고 있다. 그는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에게 여러 선택지를 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이라고 부르는 것, 북한이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포기하고 아주 밝은 경제적 미래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PA 연합뉴스


'빅딜' 목소리 높이는 美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3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보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실질적인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이뤄져 왔느냐'는 질문에는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1일 열렸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간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우리는 한국 정부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빅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앉아 2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며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대화'가 재개되려면 먼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미북)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그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 박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차 미북 정상회담 '스텝 바이 스텝' 개최론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선행 등 '올바른 합의'를 담보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조성돼야지, 또다시 '하노이 노딜'의 전철을 반복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제시한 시간표에 휘둘리지 않은 채 빅딜론을 고수하며 북한을 압박, 다시 공을 넘긴 차원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빈손 회담'이 재연될 경우 재선 가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서로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미북 간에 교착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볼턴 보좌관의 이날 재등판을 놓고, 당분간 빅딜론을 견지하며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원칙적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직후 인터뷰를 통해 '빅딜', '대북 제재 유지' 등 북한을 겨냥한 강한 압박을 폈지만, 지난달 22일 이후에는 북한 관련 발언을 삼가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의 다른 인사들과 비교해 북한과의 협상 전망과 관련해 보다 비관적 어조를 띠었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 3차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낙관적 언급을 해오긴 했다. 그러나 그 역시 지난 15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보다 내가 더 원하는 건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량살상무기(WMD)제거와 그 검증을 제재해제 요건으로 못 박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대화는 좋은 것"이라면서도 "나는 빨리 가고 싶지 않다. 빨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스텝 바이 스텝'이다. 빠른 과정이 아니다. 빨리 간다면 올바른 합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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