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2% 묶는 新주담대 한달째… 가입건수 고작 9건

참담한 성적표에… 은행권 눈치만
총 판매금액 3억도 채 안돼
금융당국 인센티브 대안냈지만
"현장무시한 정책" 실효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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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서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시한 '금리상승 리스크 경감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이 출시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전체 가입 건수가 10건이 채 안되고 판매 금액은 3억원도 넘지 못했다. 판매 건수가 1건이거나 실적이 아예 없는 은행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관련 주담대를 많이 취급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월 상환액 고정형 주담대 상품 판매 건수는 고작 6건에 불과했다. 총 판매금액은 3136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변동형 주담대 상품 실적은 더 초라하다. 판매 건수가 고작 3건이며 판매금액은 2억444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중 2개 은행은 판매 실적이 '제로'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의 판매 실적이 이토록 저조한 경우는 역대 처음"이라며 "판매 실적을 공개하는 게 부끄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상품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로 실적이 저조할 줄은 몰랐다"면서 "상담 문의조차 전무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러면서 "괜히 금융당국의 눈치가 보인다"며 "판매실적을 각 은행별로 나누지 말고 합계만 묶어서 기사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생각 이상으로 판매 실적이 저조하자 금융당국은 뒤늦게 보안책을 제시했다. 유한책임대출(비소구대출)과 함께 리스크 경감형 주담대 등을 많이 취급하는 은행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이는 금융회사가 매년 리스크 경감 주담대 판매 목표를 설정하고 기준 대비 초과 달성한 정도에 따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를 0.30%에서 최대 0.05%포인트까지 감면해주는 제도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주택금융공사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해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상승 리스크 경감형 주담대는 시장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실패한 정책"이라며 "은행에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할당량을 정해 강제로 팔게 하려는 것 아니냐. 억지로 팔려는 것보다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 구성을 바꾸는게 우선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리상승 리스크 경감형 주담대는 앞으로 금리가 치솟을 때 차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중간 상품"이라며 "단기간에 판매 실적이 오르긴 힘들다. 금리가 오르면 상품 가입의 필요성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상승 리스크 경감형 주담대는 지난달 18일부터 전국 15개 은행 6825개 지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금융당국 주도의 정책 상품이다. 월 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상환액이 증가할 경우 원금상환액을 줄여 월 상환액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향후 5년간 금리 상승폭을 2%포인트 이내, 연간 1%포인트 이내로 제한해 차주의 상환부담 급증을 방지한 상품이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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