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검사입니다"… 서민의 간 빼먹는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 4440억… 1년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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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검사입니다"… 서민의 간 빼먹는 `사칭형 보이스피싱`


#(장면1, 사칭 수사관의 전화가 걸려온다)*** 수사관이다. 전직 농협직원 38세 남성 이창훈이 ***씨 명의로 다량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사기를 쳐 고소장이 들어왔다. 2018년 4월 27일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서 발급받았다. 최근 2~3년 새 신분증, 휴대폰, 지갑 분실한 적 있나. ***씨는 신분이 확실해 일단 피해자로 추정하고 유선상으로 연락했다. 생년월일과 현재 보유중인 은행 계좌를 말해 달라.

#(장면2, 가짜 검사가 전화를 바꾼다)당신 사건을 담당하는 *** 검사다. 현재 무슨 폰을 쓰나.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보안에 취약하다. 사건번호는 2019형제****이다. 가족에게라도 이 통화 사실을 발설하면 위법이다. 1대1 원칙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녹취하고 약식조사한 것이다. 수사관이 ***씨 계좌내역 금융정보 분석 후 연락을 줄 것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나 금융감독원 등의 검찰, 경찰 같은 수시기관 직원이라고 속이는 '사칭형 보이스피싱'이 사그러 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는 444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1년 전 피해액(약 2000억원)의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수사관·검사로 사칭해 전화를 건 뒤, "당신 명의가 도용돼 만들어진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사기범죄에 활용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적근하는 수법이다. 사기단은 가짜 사건번호를 알려주고 이메일 주소로 가짜 사건공문장과 위조영장을 발송하는 게 통상 쓰는 방식이다.

이후 금융계좌 분석을 한다며 정보를 빼내는 보이스피싱 극성을 부리고 있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한 피해자는 "내 정보가 유출돼 대포통장 개설에 이용될 수도 있겠구나 한순간 생각했다"면서 "이메일주소를 불러달라며 사건공문과 구속영장을 보내고 신원확인을 위해 직장과 소속을 묻고 은행계좌를 인출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한 시간 이상 몰아붙인다"고 전했다. 사기단은 몇 번씩 현재 상황을 기록 중인지 혼자 있는 공간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최근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이 서울중앙지검 홈페이지를 복제한 가짜 홈페이지를 이용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사례가 접수됐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당신 명의로 만들어진 대포통장이 사기에 연루됐으니 자산보호를 위해 통장의 돈을 모두 인출해 전달해 달라"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면 바로 경찰서에 "지급정지 신청을 하고 싶다"고 구두로 지급정지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사기이용계좌 지급 정지, 채권소멸 개시 공고, 채권소멸 확정, 환급액 결정 통지 등의 절차를 거쳐 피해금 환급이 이뤄진다. 신청 후 3일 이내에 해당 은행에 피해 구제 신청서, 신분증,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사건사고 사실 확인서(피해 신고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금감원이 아직 범인이 돈을 인출해가기 전이라면 환급금액을 결정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 피해자 통지를 하고 은행이 피해금을 지급하도록 조치한다.자세한 사항은 금융감독원(1332) 등에 문의하면 된다. 112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우편이 아닌 개인전화로 연락해 수사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경찰 등 정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 상으로 자금의 이체 또는 개인의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정부·공공기관을 사칭한 가짜 사이트가 의심되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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