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원 경제교육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新고령세대 소비력에 주목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1702102369660002[1].jpg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新고령세대 소비력에 주목하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는 단연 '고령화'이다. 고령화는 개개인이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니 어쩌면 고령화는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UN은 고령화를 측정하는 지표와 고령화의 속도라는 국제 기준을 만들어냈다.
보통 한 국가의 인구 구성원은 연령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분류한다. 핵심은 생산가능 인구인데, 15~64세를 말한다. 14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생산 활동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고령화의 지표나 고령화 속도의 기준은 65세가 되는 것, 즉 65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그 나라의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가지고 측정한다. 그리고 65세 이상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0%가 넘으면 '초 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고령사회로 가는 원인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저출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어디쯤에 위치를 하고 있을까? 놀라지 마시라. 2000년 7%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고, 2018년에 14.3%를 넘어섬으로써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데 불과 18년이 걸린 것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113년, 미국의 73년, 일본의 24년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령사회 다음인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속도다. 8년 후인 2026년이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65세 이상 시니어의 인구가 20% 즉 5명 중에 1명은 시니어가 된다는 말이다. 2064년쯤에는 인구가 줄면서 시니어의 인구가 거의 50%에 육박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절반이 65세 이상이라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에 비례해 빈곤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통계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을 할 때까지는 정상적인 생활을 했지만, 은퇴 후 소득절벽 현상이 나타나다보니 빈곤층이 증가하는 것인데 정부, 사회, 기업, 개인이 함께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新고령세대 소비력에 주목하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904/2019041702102369660002[2].jpg "[이옥원의 낯익은 미래] 新고령세대 소비력에 주목하라")
그런데 역설적으로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산업이나 기술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존의 시니어들은 다소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경제적으로 약하고, 자식 의존적인 분들이 많은 반면 10여년 후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새로운 시니어들은 적극적이며 미래지향적이고 경제력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 고령사회로의 편입을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보다 5~10년은 젊다고 생각하며 합리적인 소비생활, 다양한 취미생활,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고, 자산은 노후 준비를 위해 사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시니어 세대야말로 고령사회를 극복하는 원천이자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줄 것이다.
사실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소비층이 있다는 반증으로 향후 몇 년 시간이 갈수록 더 폭발적인 소비 시장이 형성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마케팅 기회가 있다. 우선 시니어들의 육체적 정신적 불편을 해소해줄 수 있는 차원의 제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건강을 관리해줄 수 있는 헬스케어 제품 등이 고령사회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시니어용 여가와 문화 상품, 금융이나 일상생활 등을 매니지먼트 해줄 수 있는 서비스 분야가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과의 연결고리다. 우선 로봇산업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을 들 수 있다. 일본은 오래 전에 노인들 곁에서 이야기 상대를 해준다는 '아이보', 치매환자와 고령자들을 위한 물개 로봇 '파로', 요양을 도와주는 '케어에이아이' 등을 개발했다. 요양과 독거노인 관리 등 시니어의 일상생활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자율주행차는 고령자 운전면허 논란을 잠재울 것이다. 드론산업의 발전 등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총아들은 고령사회를 기회의 장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100세 시대가 온다 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물론 낙관은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유비무환 정신으로 준비한다면 초고령사회는 '낯설은' 미래가 아니라 '낯익은' 미래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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