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은행주 끌어올려라… 해외 출장길 오른 금융지주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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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4일 나란히 북미 출장길에 올랐다. 윤 회장과 조 회장은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초청을 받아 16~17일 미국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브릿지포럼(Bridge Forum)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윤 회장은 이달 초 홍콩과 호주지역 주주와 투자기관을 방문해 올해 첫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다음달 중순 홍콩과 도쿄 등 아시아지역으로 향한다. 손 회장은 이곳에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은행주 등 주가가 저평가되면서 CEO들이 직접 해외로 가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이다.

실제 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0일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인 0.42배까지 떨어졌다. 올 1월까지만 해도 PBR은 0.49배를 기록했는데 최근 다시 하락 전환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상무)은 "PBR이 0.5배도 안된다는 것은 총자산이 40조원이라면 시가총액은 20조원도 안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보다 낮은 수치다. 당시 은행 PBR은 0.53배가 넘었다.

이 때문에 금융 CEO들은 올들어 자본정책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은 물론 은행장들까지 나서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

금융사 인수·합병(M&A) 전략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윤 회장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 이어 최근 개최한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에서 "올해와 내년 중 금융권 M&A에 나설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손태승 회장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생명) 인수 성과를 시장에 알리며 주가 부양에 힘쓰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9일 두 회사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체결했다.

금융 CEO들이 이처럼 주가 부양에 나선 이유는 주식이 저평가를 받을 경우 해외 기업투자 유치는 물론 국제신용평가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주 60~70%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보유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60%도 채 안된다. 주가가치가 하락하면 국제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주를 1조원가량 순매수해 은행주 평균 보유 비중은 줄어든 56.4%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해외투자자 이탈한 이유를 은행권 비즈니스 한계와 낮은 배당률을 꼽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가는 수익성뿐 아니라 캐시플로우(Cash Flow·현금유동성) 창출도 중요하다"면서 "인터넷은행이 설립되고 핀테크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존 점포망 축소와 비즈니스 역량이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투자자에게 새로운 사업 비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 자산을 새로운 변화에 접목해 (은행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승창 연구위원은 "은행뿐 아니라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계열도 최근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배당률이 투자자를 이탈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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