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SW수출 매년 느는데 한국은 내리막길 걷는 까닭

IT서비스·패키지SW분야 급감
자금·인력부족 탓에 내수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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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SW수출 매년 느는데 한국은 내리막길 걷는 까닭
김준연 SW정책연구소 산업제도연구실장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144조원. 우리나라가 작년 한 해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액수다. 반도체 수출은 1267억 달러로 사상 첫 단일품목 연간 수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인도는 3년 전 이미 SW를 통해 단일품목 수출 1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2016년 1000억달러를 넘어선 인도의 SW 수출은 지난해 143조원(126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SW매출 190조원 중 75% 이상을 수출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1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박강민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00년만 해도 세계 SW시장 점유율이 우리와 비슷했던 인도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올 들어 반도체 수출이 위축됐지만 각국의 디지털혁신 투자가 늘면서 인도 SW 산업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SW·서비스기업연합(NASSCOM)은 올해 SW·IT서비스 수출이 156조원(13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한국 SW산업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박강민 연구원은 "IT서비스와 SW기업의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이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시장에서 고성장기업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IT서비스 분야는 최고점 당시 60곳 이상에서 최근 12곳, 패키지SW 분야는 최고 171개에서 최근 49개로 줄었다"고 말했다. 고성장기업은 최근 3년 동안 매출 혹은 고용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 SW수출은 2017년 기준 패키지SW 9억5000만달러, IT서비스 63억6000만달러로 총 73억달러, 8조3000억원에 달한다. SW 전체 매출은 2017년 기준 40조원이었다. 2000년에 비슷했던 수출규모는 인도의 15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지은희 SW정책연구소 실장은 "특히 수출생태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체 수출기업 중 영세한 소규모 패키지SW 기업의 비중이 높은데 수출규모에서는 1000억 이상 기업이 91.9%, 대기업이 75.7%, IT서비스기업이 44.4%로 비교적 높다.

지은희 실장은 "조사 결과, 수출을 생각조차 안 하는 기업이 많고 상당수 기업이 자금과 인력 부족 때문에 당장 내수만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면서 "잠재력 있는 기업에 대한 수출확대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SW생산과 활용을 잘 안 하는 나라"라면서 정부와 기업의 미진한 SW 정책과 투자의지가 SW·IT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산업생태계 위축과 관련 학과 입학생 감소, 인력부족으로 인한 산업경쟁력 저하로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인도는 강점을 살려 SW산업 육성에 올인했다. 영어 소통이 되는 풍부한 SW인력이 결정적 성장배경이다. 이들 인력을 통해 글로벌 SW기업의 SW개발 거점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산업을 키웠다. SW와 IT서비스 직접 고용 인력은 300만명 이상으로, 공대와 대학원을 중심으로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해 매년 40만명 이상의 SW 인력이 배출된다. 직·간접적으로 SW 관련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약 9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SW 분야 인력규모와 엄청난 차이다. 국내 패키지SW·IT서비스 산업 종사자는 28만명으로, 그중 13만명 정도가 SW개발자다.

김진형 연구원장은 "결국 SW·AI 경쟁력을 높이려면 인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세계 AI 인재 2만명 중 과반수가 미국 기업에서 일하고 양성 능력도 미국이 가장 우수한 수준인 가운데 일본이 최근 AI인력 60만명 양성계획을 발표하는 등 각국이 인재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미 MIT는 1조원을 투입해 AI대학원을 오는 9월 설립한다. MIT 258년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로 꼽히는 AI대학원 프로젝트를 통해 MIT는 교수 50명, 박사급 연구인력 100명을 통해 AI 기술, 사회적 영향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 부족한 AI인력 규모가 1만명에 달한다. 삼성, 네이버 등 대기업들은 해외에 R&D센터를 설치하고 현지 인력을 조달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제 모든 학생에게 AI교육을 하되 인문사회를 포함한 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아무리 교육해도 혁신노력을 보상해주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만큼 규제개혁과 사회시스템·인프라 혁신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정부가 가장 잘한 IT정책은 초·중·고 SW교육 의무화와 40개 SW중심대학 육성이고, 실패한 정책은 정부가 SW개발자 임금산정에 개입해 SW인력을 일용직 노동자 수준으로 만든 것"이라면서 "SW정책연구소 설립 5년을 맞아 부설기관에서 독립기관으로 격상되고, SW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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