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 7대2로 위헌… 시한부 선고 받은 낙태죄

헌재 재판관 7대 2로 위헌 결정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에 무게
2020년까지 개선 입법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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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재판관 7대2로 위헌… 시한부 선고 받은 낙태죄
헌재의 결정… 찬반 갈등은 여전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앞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 찬성측과 반대측 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낙태죄 조항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앞서 지난 2012년 '합헌' 결정 이후로 7년 만에 다른 판결이 내려진 데에는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953년 제정된 낙태죄 규정을 66년 만에 손질하는 법 개정 작업이 불가피해졌다.

헌법재판소는 11일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헌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 A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자기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69조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270조는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동의낙태죄' 조항이다. 자기낙태죄에 종속돼 처벌되는 범죄다.

이날 헌재 결정은 재판관 4명 헌법불합치·3명 단순위헌·2명 합헌으로 의견이 갈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긴 하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관련법을 개정하되 그때까지 현행법을 적용키로 했다. 만일 기한까지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조항은 2021년 1월 1일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이날 헌재 심판의 쟁점은 태아의 발달단계나 독자적 생존능력과 무관하게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지의 여부였다. 이에 대해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를 처벌하는 동의낙태죄 조항도 같은 이유에서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이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A씨는 물론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고인들에게 공소기각에 따른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2년 헌재의 합헌결정 이후 기소돼 형사처벌된 사람들의 재심청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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