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2년만에 게임 30종 판호 허가
국산은 아직 없어…발급시기 초미의 관심
인기몰이 中게임과 치열한 한판승부 예고
국산은 아직 없어…발급시기 초미의 관심
인기몰이 中게임과 치열한 한판승부 예고
지난 3일 넷마블, NHN,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 상장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1년 넘게 해외 게임에 대한 수입을 허가하지 않았던 중국 정부가 외국 게임 30여종의 유통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승인된 게임 목록에 국산 게임의 이름은 없었지만, 중국 정부가 게임 시장을 다시 개방한 만큼, 국내 게임업계에도 중국 시장을 통해 재도약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개월만에 빗장 열린 中 시장…"韓 게임은 2년 넘게 기다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달 29일자로 해외 게임사에 발급하는 일종의 유통 허가권인 '외자판호'를 내준 게임 30종을 지난 2일 공개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중단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30종의 게임 중 국내 게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NHN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개발해 일본 시장에 내놓은 모바일게임 '콤파스'와 란투게임즈(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중국 룽투게임의 한국 자회사 룽투코리아가 설립한 조인트벤처)가 국내 개발사 넵튠과 개발해 일본에 출시한 '크레용 신짱' 지식재산권(IP) 관련 게임도 포함됐다.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 게임들을 국내 게임으로 여기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게임과 관련한 시장 재편 작업을 이유로 외자판호는 물론 중국 게임사에 내주는 내자판호도 발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는 내자판호 발급을 재개했고, 이번달에는 외자판호까지 발급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에 대한 판호를 내주지 않은 것은 14개월 이지만, 국내 게임은 근 2년 넘게 판호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경제보복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 3월부터 사실상 국내 게임의 수입을 불허해 왔다. 중국 정부가 해외 게임에 대한 빗장을 거뒀지만,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해줄지는 아직 확실치않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드영향에 따른 국내업체들의 판호발급 지연은 2년이 넘었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들의 판호발급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다.
◇게임업계 '한파'…中서 활로찾나= 한국무역협회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36위안(약 34조 5672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게임시장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이 열리기만을 바라고 있는 이유다.
실제 네오플,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해 매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네오플의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중국내 인기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의 PC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도 5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던전앤파이터'의 지난해 매출은 15억달러(1조7107억원), '크로스파이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억달러(약 1조48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 게임시장의 상황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국내 게임들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보다 게임 개발 부문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중국은 활발한 인력 스카우트 등을 통해 개발력을 끌어올린 상태다. 실제 국내에 진출한 중국 게임의 인기도 심상치않다.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2017년 구글플레이 매출랭킹 톱20에 진입한 중국산 게임 매출이 19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0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20위 안에 든 중국산 모바일게임도 5개나 된다. 따라서 중국 시장이 열리더라도 국내 게임업체들이 과거처럼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고, 참신한 게임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경쟁력이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