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결국 사람이 변해야 회생"

자영업자들 목숨 걸고 일하는 데 5년 버티기 힘들어… 구조적 문제가 핵심 과제
음식·의류 등 업종 쏠림, 지역민에 도움 될 대체 산업·문화 중심으로 다변화돼야
상권몰락, 도시재생과 맞물린 측면 있지만 시설 현대화가 해결의 묘약 될 순 없어
구성원과 함께 상권회복 이끌 주체 필요한 시기에 '디지털타임스 캠페인' 반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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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결국 사람이 변해야 회생"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결국 사람이 변해야 회생"
풀뿌리상권 자문위원들이 10일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사 9층 디지털타임스 대회의실에서 '풀뿌리상권 살려내자'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박동욱기자 fufus@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골목상권 어떻게 살리나 - 좌담회

사회=박선호 정경부 부장

"자영업자에대한 '보호'보다 '혁신노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사람입니다. 풀뿌리 상권을 주도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합니다."지난 10일 오후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사 9층 디지털타임스 대회의실에는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 진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는 디지털타임스가 행정안전부와 함께 2019년 한해 나라의 경제 기틀을 바로 잡기 위해 진행하는 연중 기획이다.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풍전등화의 좌초 위기다. 특히 우리 경제의 기초인 풀뿌리 골목상권은 그야말로 고사(枯死) 중이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캠페인은 이런 우리 경제의 뿌리를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매주 1회 진행되는 기획특집은 자문단의 이런 일련의 활동에 대한 보고서다. 지난 3월 4일이래 우리 풀뿌리상권 현주소를 살피고 해외 사례와 비교하는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기획을 펼쳐왔다. 앞으로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를 통해 각 현장별 문제를 살피고 대안을 도출하는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번 좌담회는 이 같은 현장 대안 마련의 2부 시작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자문단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자고 마련됐다. 박경환 위원(한누리창업연구소 소장), 최윤기 위원(한국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장문정 위원 (MJ소비자연구소 소장), 김장호 위원(서영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교수), 백필규 위원 (중소기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등 5명의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사회(박선호 본지 정경부장)= 어찌보면 안타깝지만 이번 우리 캠페인이 너무 시의적절한 것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대외 여건이 나빠지면서 그나마 좋던 수출마저 악화하고 있다. 그동안 앓아오던 지방 상권은 이제 사경을 헤매는 지경이다.

먼저 의미 깊은 캠페인을 함께하게 된 것에 감사드리고 최근 우리 골목상권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분석을 해주시면 좋겠다.

-박경환 위원(이하 박 위원)= 골목상권과 관련한 활동을 27년째 진행하고 있다. 정말 굉장히 심각하다. 2002년부터 이미 자영업 시장은 많이 죽었다. 그런데 지금처럼 죽지는 않았다. 현장에서는 '죽는다, 죽는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그래도 버텼다. 창업 만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버틸만하니 버틴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밤 11시면 주택가 웬만한 업소는 문을 닫는다. 직원들은 10시 이전에 다 내보낸다. 이게 골목상권 위기의 현주소다.

-백필규 위원(이하 백 위원)= 영세자영업이 감당 가능한 수준 이상으로, 생산성 상승 이상으로 임금을 올려 고용이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중국 등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위협받고 있다. 우리 골목상권은 대형 제조업에 종속된 구조다. 군산은 이제 시작일뿐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장문정 위원(이하 장 위원)= 우리나라에는 555만4000개의 회사가 있고, 한 해 80만 개의 회사가 창업을 한다. 이중 열의 여덟이 혼자 일하는 1인 기업이다. 한국 기업 대부분이 목숨을 걸고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슬픈 것은 이 회사들 네 곳 가운데 세 곳이 5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위원들의 분석은 조금씩 차이를 보이면서도, 최근 우리 풀뿌리상권이 처한 위기가 이전에 보기 드문 수준이라는 데 공감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우리 풀뿌리상권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이어졌다. 현재 풀뿌리상권의 실체를 보다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게 자문위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박 위원= 우리가 골목상권이라고 하는 기준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유통 산업 발전법 시행령'에 규정된 것에 따르면 골목상권은 '상점가'를 말한다. 이 상점가는 과거 2000㎡ 이내에 50개가 연이어져 있는 점포를 말했다. 상점가를 형성하면 전통시장처럼 정부가 지원해줄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그런데 2018년, 그러니까 작년 1월 30일 법이 개정돼 기준이 더 완화했다. 50개에서 30개로 줄었다.

-최윤기 위원(이하 최위원)= 지역경제 쪽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골목상권의 몰락이 대체로 신도심이 아니라 구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낙후지역의 상권이 자연스럽게 몰락하는 것이다. 문제를 이렇게 본다면 풀뿌리상권의 몰락은 단순히 경기 흐름 이상의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사회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도시재생과도 맞물려 있다.

-백 위원= 풀뿌리상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가 부정적인 시각이다. 작고 어렵다고만 하니 없애자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관광, 문화자원 측면에서 아주 소중하게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연히 후자가 맞다. 문제는 이런 시각차원에서 발전을 유도하지 못해서 골목상권 참여자들의 경쟁력이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 외식업, 음식업 중심으로 업종이 너무 편중이 돼 있다.

◇사회= 생각보다 우리 풀뿌리상권의 문제가 너무 복잡해 놀랐다. 인구사회 구조적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은 대단히 새롭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안도 여러 방면의 고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백 위원= 골목상권이 구조적으로 어떻게 헤쳐 살아날 것이냐라는게 핵심과제라 생각한다. 구조적인 혁신이라는 방향만 얘기하자면 요식업 중심에서 문화중심으로, 업종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만 봐도 그렇다. 요식업 등 점포 중심의 업종만 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점포 임대료가 오르게 된다. 입지나 점포 중심이 아닌, 지식이나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으로 발전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도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그 방향이 문제다. 앞으로 자영업 지원 정책들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장호 위원(이하 김 위원)= 골목·전통시장을 활성화 시켜서 지역 경제에 대한 어떤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와 지자체의 (지금도 하고 있지만)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단기적인 처방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지역민에게 좀 더 많은 도움 줄 수 있는 대체 산업을 발굴하는 것이 좋다. 이 대체산업은, 각 지역 별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예컨대 지역 특산품도 있을 것이고 지역만의 독특한 제조업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금융지원이 맞물린다면 우리 풀뿌리상권은 새로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문위원들은 풀뿌리상권에 대한 그동안의 정부 지원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한 방향으로 단기와 중장기적 지원이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 정부가 너무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정책을 펼치는 것도 문제다 싶다. 정부는 골목상권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지식기반 창업 쪽을 많이 지원해왔다. 예컨대 지난해 '생활 혁신형' 창원 지업 사업을 3000명을 선정해 2000만원 씩 지원했다. 골목상권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라면 지식 기반으로는 효과가 그다지 없다. 현재 음식업, 아니면 의류, 판매업종 등에 골목상권 유형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해 지식 기반 생활혁신형 창업을 위해 너도 나도 카페를 공방으로 개조하는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공방 창업자들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역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 위원= 풀뿌리 골목상권은 단순히 경기문제만이 아니다. 경기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상권 문제가 필요할 것 같다. 지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지역 수종산업을 찾아 연결을 해줄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산업 위기 대응 지역을 지정하여 각종 지원을 하고 있지만 구조적인정부에서 산업위기대응지역이라고 규정해 각종 지원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단기적인 처방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결국 기업이 풀어야 한다. 문제는 결국 기업이 풀어야 한다.

결국 지역 수종산업 역할을 하는 기업을 키워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새로운 산업들이 나타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을 해야 한다.

-백 위원= 개인적으로 군산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지역 경기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더 이상 안된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이 얼마나 다양한가. 그중 골목상권과 연관해서 핵심적인 게 바로 관광산업이다. 우리는 일본 이야기를 자주 한다. 취업이 잘된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일본의 일자리는 벤처기업이 만들지 않았다. 일본에서 제일 일자리 수요가 많은 게 관광하고, 돌봄 서비스다.

◇사회= 다양한 의견을 내주셨다. 큰 틀에서 일치하는 것 같다. 정부하고 지자체가 자영업 지원을 하기는 하는데 지자체는 눈앞에 보이는 것 위주에 그쳤다. 중앙 정부 역시 골목상권을 살린다고 각종 지원을 하면서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 등 '병주고 약주고'를 반복했다. 그 사이 우리 지방 경제는 병이 깊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 재래시장 시설현대화 등에 엄청 지원을 했다. '시설 현대화'는 의미 없다. 많은 혈세를 썼지만 효과는 못 봤다. 예컨대 요식업으로 유명한 백종원 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과연 그 한 명이 정말 골목상권을 살리고 있는 것일까? 점포 한두 개 개선 시켰다고 상권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누군가가 전체를 기획해서 끌고 가는 주체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디지털타임스의 캠페인도 그런 뜻에서 의미가 깊다고 본다.

-최 위원= 모든 걸 정부가 해줄 수 없다. 여건은 마련해 줄 수 있지만 전국상권을 어떻게 살리나. 살린다 하더라도 그렇게 한다면 엄청난 지원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역 주체들이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지역 주민에게 가르쳐주겠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지식이 있으니까 알려준다'가 아니고 그 사람들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이번 캠페인이 그런 쪽으로 갔으면 한다.

-장 위원= 길라잡이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미국 LA에 사업체가 있고 한국에 사업체가 있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한 분명한 목적이 있다. 자영업자들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모두 열심히 일을 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생산적인 고민을 안한다. 일례로 작년 2월 한 업자가 찾아왔다. 전국에 사육농가 5000개가 있는데, 아침부터 자정까지 일만 한다. 일이 안돼서 자살을 생각하다가 찾아왔다고 했다. 매출을 올리는 마케팅을 같이 고민해줬다. 또 복지몰 등 판매루트도 함께 고민해줬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정말 간단한 걸 모른다. 교육과 코칭이 필요하다. -김 위원= 영국 어촌마을 코넬에 릭슈타인이라는 세계적 요리사가 있었다. 해산물 레스토랑을 근사하게 만들어서 관광상품화해 많은 사람과 인구를 유입 시켰다. 인구가 유입되니까 상권이 살아났다. 엄청난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했다. 이 성공 스토리는 음식관광이라는 책에 언급된다. 정부와 지자체 소상공인이 해야 할 것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백 위원= 역시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모든 걸 바꾼다고 생각한다. 시설을 지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제일 처음은 자영업자 자신이다. '사람이 모든 걸 바꾼다'는 원칙은 상인 자영업자 뿐 아니라 관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관료 자신들이 창업정신으로 무장돼야 한다. 정책담당자도 창업정신과 전문성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인센티브시스템도 혁신해야 한다.

-장 위원= 마케팅 전문가니까. 영상을 만들든 작업하든, 소상공인들이 돈 들이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많이 알고 있다. 예컨대 언어적인 문구 작업은 돈이 들지 않는다. 과거 푸드트럭의 한 청년사업가가 곱창을 열심히 파는데 매출이 없었다. 보니까, 곱창에 이름이 없었다. 그래서 이름을 달아줬다. 매운 맛의 경우엔 '애기맛', '으악맛', '쓴맛' 뭐 이렇게 이름을 지어줬다. 언어작업,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리=임재섭기자 yjs@dt.co.kr

●글 싣는 순서

1부. 풀뿌리상권이 경제 근간이다

2부. 풀뿌리상권 현장을 가다

1 골목상권 어떻게 살리나 - 좌담회

3부.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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