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부도위험이 높은 자동차 구입 관련 대출 등의 대출상품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기간 미국의 신용위험이 급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7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최근 미 신용시장 상황 평가' 보고서를 내고 미국 가계신용 중 자동차 구입 관련 대출, 기업신용 중 레버리지론 등 상대적으로 부도위험이 높은 대출상품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계신용은 2018년 말 기준 13조5000억달러로 GDP 대비 64.8% 수준이다. 최근에는 학자금 대출과 자동차 관련 대출이 미국 가계신용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은 1조5000달러, 자동차는 1조3000억달러 규모다. GDP 대비 비율은 각각 7.0%, 6.1%로 상승세다.
문제는 학자금·자동차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관련 신용 연체율은 2015년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학자금 대출의 경우에도 2012년 이후 11~12% 수준의 높은 연체율이 지속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가계의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나 저신용차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학자금 대출이 전체 가계신용의 20%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향후 경기 둔화 시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신용은 2018년말 기준 15조2000달러로 GDP 대비 73.0% 수준인데, 최근 위험도 높은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채시장에서 투자등급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BBB 등급 채권 비중이 40% 수준까지 상승했다. 고위험부채인 레버리지론(투자적격 미만의 기업 등이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받는 추가 대출)은 최근 1조2000억달러, GDP 대비 5~6% 수준까지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
보고서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이들 기업 중 일부가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레버리지론 발행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인 데다, 일반 대출에 비해 채권자 보호 조치가 미흡한 약식대출의 비중 이 높아 경기 둔화 시 부도리스크가 크게 상승할 수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둔화에 따른 소득충격 발생 시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최근 경기확장국면에서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또한 개 선되고 있으며, 미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약화 된 점 등을 감안 할 때 단기간에 신용위험이 급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