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박삼구 퇴진에도… `후폭풍`에 시달리는 대형항공사

대한항공, 직원 연차수당 244억 미지급 등
檢, 조원태 사장 기소의견 송치
아시아나항공, 단기차입금 실탄 마련에 의구심
에어부산 등 매각가능성 거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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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표 대형항공사(FSC)가 외풍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회사를 이끌어왔던 조양호·박삼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일단락될 것 같던 '후폭풍'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 데 이어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직원 연차수당 미지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박삼구 회장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회생안 마련 압박을 받고 있다.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아시아나 IDT 등의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민연금이 조양호 회장 등이 기업가치를 훼손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2014년 땅콩회항 이후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매년 증가해왔다"며 "국민연금의 반대 권고 행사 이유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퇴한 박삼구 회장도 경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은 평가받을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양호·박삼구 퇴진에도… `후폭풍`에 시달리는 대형항공사


◇대(代) 이은 검찰 조사…언제쯤 잠잠해질까 = 서울남부지검은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이 지난 3일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조 사장과 우 부사장은 등기상 대한항공의 공동 대표이사여서 함께 입건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의원이 입수한 대한항공 근로감독 자료에 따르면 조 사장 등은 2015∼2016년에 직원들의 연차수당 244억원을 지급하지 않고, 2017∼2018년에 생리휴가 3000 건을 부여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연중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는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는 제도를 취업규칙에 반영해 운영 중"이라며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의 경우 퇴직 시 임금으로 전액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부지검은 사건을 공안부(부장검사 김성주)에 배당했다. 검찰은 넘겨받은 수사 자료를 검토해 보강 수사를 지휘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27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데다, 대한항공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아들인 조원태 사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조양호·박삼구 퇴진에도… `후폭풍`에 시달리는 대형항공사


◇자리 내놨지만…안팎에서 시달리는 박삼구 회장 =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한정' 문제에 책임을 지고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전날인 3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박 회장이 한 번 퇴진했다가 복귀한 적이 있는데 또 그렇게 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회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시장이 신뢰할 만한 자구안으로는 "사재출연이나 자회사 매각 같은 구체적인 것을 말씀드릴 위치는 아니다"라며 "어떤 것이 실현할 수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는 회사와 채권단이 논의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온 데 확실히 책임지는 것을 보여야 회사가 내놓는 자구계획을 시장도 신뢰하고 지원책을 찾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도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1조32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실제 당장 오는 6일 만료하는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연장을 앞두고 한 달이라는 시간을 벌었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자회사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리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에어부산이 1순위로 주목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4.17%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이나 아시아나IDT도 시장에서 좋은 매물로 평가받는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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