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를 꼬박꼬박 잘 납부한 사회초년생·주부 등 20만명에게 대출 문턱이 낮아진다. 금융당국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비금융정보를 기초로 신용도를 재평가 한다.
금융감독원은 2일 올해 하반기부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통신정보·온라인쇼핑 거래내역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도 재평가 절차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거절됐던 금융소외계층 20만명 가량의 은행 대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는 예금 규모, 대출 상환 기록, 카드 실적, 연체 이력 등으로 신용등급을 산정해왔다. 이에 대출 경험이 없고 소득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는 사회초년생·주부 등 금융소외계층은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최근 2년 내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3년간 대출 경험이 없는 이들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303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신용도가 차등되지 않고 93%가량이 중위등급(신용등급 4~6등급, 평균 5.2등급)을 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통신요금으로 신용도를 재평가할 시 기존 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됐던 7~8등급 중 20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여신심사 과정에서 비금융정보를 활용한다. 재평가절차를 여신심사 단계로 흡수해 일반인과 동일하게 여신심사 과정에서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 결과가 대출승인, 금리, 한도 등에 차등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5대 은행 외의 은행들은 오는 2020년 이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비금융정보 활성화 정책이 정착되도록 이행상황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 평가 항목 다양화를 유도하고 머신러닝 등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개선을 통해 금융소외계층의 은행 이용이 실질적으로 확대되도록 대출 취급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