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4차 산업혁명시대 人性은 더 중요하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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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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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4차 산업혁명시대 人性은 더 중요하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인슈타인의 명언은 1929년에 당시 미국에서 중산층에게 가장 영향력이 있고 많이 읽혔던 주간지인 '새터데이 이브닝포스트' 10월 26일자에 실린 '인생이 아인슈타인에게 주는 의미'라는 인터뷰 중에 있는 문장이다. 이 기사에서 아인슈타인은 지식은 제한적이며 상상력이 세계를 아우를 것으로 말한다. 상상력은 아인슈타인이 살았던 시대보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처한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더욱 필요한 역량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상력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다양한 정책과 활동으로 펼쳐지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상상력을 죽이는 족쇄가 우리 사회 조직 전반에 뿌리깊게 존재하여 새로운 도전을 막고 기회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 한 대학에서 기숙사를 설계하면서 학생들의 거주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모두 2인실로 설계를 하였다가 개강을 한 후 몇개월 동안의 학생들의 행태와 현상을 목도하고 난 후에 즉시 모든 기존의 가구를 들어내고 비록 좁지만 3인실로 바꾼 사례가 있었다. 융합과 소통을 기반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경험을 몸소 체험하도록 기대하였으나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사회성이 발달되어 있지않으며 서로 이야기하지 않고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이 안되는 2분법의 사회로 기숙사가 전락하는 것을 발견하고, 심판이 존재하고 논쟁에서 즉시적인 결론도 도출될 수 있는 사회가 형성되는 최소 인원인 3인 이상의 거주지를 형성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제야 학생들은 몸으로 부딪히며 좁은 공간을 효율화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경청하고 토론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지식은 항상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통하여 얻을 수 있으며,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의 생산자가 아니며 지식의 유통에 대하여 독점하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한국 대학은 2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헬리콥터맘의 우산 속에 있는 유아적 엄마 고착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학생들에게 뒤늦은 사회성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각은 아직도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다수의 대학은 여전히 어떤 역량을 가지고 학생을 선발할 것인지 학생의 성공을 위하여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어떤 자원을 배정하여 전개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관행에 의존하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곧 10여년 이내에 이들 학생에게 부과될 기성세대들을 부양해야 할 부담은 배가 될 것이며 일인당 GDP 4만불 시대를 맞이하여 일당백의 GDP 창출능력을 요구받을 것이다.

과연 4차산업혁명 시대의 본질적 역량은 무엇인가? 지식인가? 인성인가? 판을 바꾸는 능력인가? 기존 판의 속도를 증대하는 역량인가?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가? 속도를 가속해야 하는가?

2000년에 태어난 학생들이 올해 대학에 입학하였다. 앞으로 4년여가 이들 밀레니엄세대가 이끌어갈 사회의 기초역량이 조성되는 시기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클라우드 등의 지식이 이들의 미래경쟁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지식경쟁력을 부패하지 않고 타락하지 않으며 이기적이지 않고 국가와 사회에 선의를 가지고 사용할 인성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인성과 지식 중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판단하고자 한다면 이는 닭과 달걀의 논쟁과 매한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인성이 갖추어지지 않은 채로 사회와 조직에 참여를 시작하면 교육 과정에서 형성된 가장 보수적인 성향으로 말미암아 조직내에서 선배들의 전철을 밟고 빠른 시간 내에 기존 관성에 몸을 실을 것이다.

최근 장관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성세대가 조직의 상층부에 도달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누려왔는지 밀레니엄세대들이 목도하게 되었다. 하물며 그 기성세대의 자녀에게 이러한 관성이 되물림되고 있는 상황을 함께 지켜보았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며 새로운 꿈으로 가득찬 밀레니엄세대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하지만 세계는 전환의 시대이다. 모든 영역이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증대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의 소용돌이는 우리에게 곧 다가올 것이며 모든 것을 뒤흔들 것이다.

곧 밀레니엄 청년의 시대가 올 것이며 그때 제대로 인성이 다져지고 지식의 생태계를 원활히 활용하는 청년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이끌어갈 것이다. 혼란한 시기일수록 기본을 다지고 흔들림없이 근본에 천착하여야 함은 항상 정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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