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총제 폐지로 기업 경쟁력 강화… 투자 늘지 않은 건 아쉬워" [백용호 前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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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총제 폐지로 기업 경쟁력 강화… 투자 늘지 않은 건 아쉬워" [백용호 前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백용호 교수는 2009년 공정거래위원장 때 출총제(출자총액제한제; 대규모 기업집단소속 계열사가 자기자본의 일정 범위 이상으로 다른 회사에 출자할 수 없게 하는 제도.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을 억제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를 폐지했다. 반대 여론이 많았으나 MB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에 부응하고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당시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글로벌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급속히 하강하고 있을 때였다.

백 이사장은 "당시 엄혹한 경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였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영역에서 경쟁하는데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측면도 있었다"며 "우리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높인 효과도 있었지만 기대한 것 만큼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편을 든다는 오해를 무릅쓰고 출총제 폐지를 했는데 기업들은 정부가 의도한 만큼 투자에 나서주지 않았다는 고언이었다.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시그널을 보내자, 그러나 기업이 불법행위를 할 때는 강하게 대응하자는 의미로 추진했던 건데요. 시대상황에도 맞았습니다. 우리 경제가 개방되면서 기업들을 너무 국내 시장에만 한정해 자본금 규제를 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행태를 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이런 반기업 정서에 대한 책임은 기업들에게도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고 하는 경우를 보세요. 국민의 반기업 정서에 영합하는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우리 기업들이 이젠 준법 경영을 해야 된다고 봐요. 일시적으로 면피하지 말고 공정거래법이 됐든 상법이 됐든 세법이 됐든 이제는 준법경영이야말로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일각에서 출총제 부활 얘기가 나오는데 대해 백 교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기업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 등이 하루아침에 확 나아질 수는 없는 거고 소위 갑질 폐습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과 오너 경영인들이 법적 제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회적 제재, 즉 국민들의 반기업정서라는 점을 명심하고 준법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을 통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려는 정부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속고발권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공정위도 알고는 있을 겁니다. 김상조 위원장도 학계에서도 같이 알고 있는 사이인데, 흔한 말로 꽉 막힌 분이 아니니까요. 단지, 경제라는 게 심리적인 요인이 크거든요. 정부가 기업을 도우려고 한다는 생각을 기업들이 가질 수 있도록 시그널을 자주 보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 규제 일면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사실 현재 공정거래 규제도 상당히 타이트합니다. 그것만 지키기에도 만만치 않거든요."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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