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주는 정부의 발언 문제… 시장에 대한 믿음 깨지고 있어" [백용호 前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정책으로 모든 문제 해결할 수 있단 생각 버려야, 기업의 氣 살려주는 여유 필요
노동시장 경직 걱정스러워… 시장의 역할 수행·국가의 발전 기여도 등 자각해야
남북경협 확대라는 작은 잣대로만 생각 말고, 美·日 등 큰 외교·안보 틀에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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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주는 정부의 발언 문제… 시장에 대한 믿음 깨지고 있어" [백용호 前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고견을 듣는다]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백용호 교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때 정책에 대한 과신을 경계했다. 정부나 정책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민간과 시장이 정부보다 더 많고 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롭게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15~16세기 대항해시대 각 왕국이 원정대를 지원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격랑이 이는 이 때에 정부가 선수가 돼 기업들을 뛸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전속고발권 폐지 외에도 상법 개정을 통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도입하기 위한 상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기업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꼭 지금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이라는 게 중요한 가치고 또 국가의 공동선을 이루는데 있어 핵심적 기제인 것은 맞는데, 시장의 최대 취약점은 도덕적 정치적 의무를 포함한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와 괴리되는 경우입니다. 지나친 이기심, 탐욕, 반칙, 부패, 지대추구행위 등이 문제가 됩니다. 그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러지 못하게 룰을 만들고 정부가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되는 거지요. 지금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너무 한 번에 새로운 규제를 많이 만들면 기업들은 평상시보다 더 큰 부담을 느끼겠지요. 기업하는 심리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DJ정부 때 외환위기 직후 상황이었지만,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정책을 많이 도입했습니다. 그 후 우리 경제가 발전하는 토대가 된 게 사실이고요. 노무현 대통령 때 한미FTA을 체결했고요. 이런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반드시 진보정부라 해서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이념에 맞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겁니다.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반면 우리 대기업집단 기업들이 3, 4세 경영으로 이어지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말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때 면세점 사업 면허 입찰을 붙였잖아요. 우리나라 내노라 하는 재벌 기업들이 면허를 따기 위해 달려드는 것을 보면서 우리 대표기업들이 너무 쉬운 길로만 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업자나 최소한 2세까지는 공격적인고 모험적인 그야말로 기업가정신에 바탕한 의사결정을 했었는데, 3세 4세 경영으로 가면서 우리나라 대기업집단 경영인들이 보이지 말아야 할 행태들을 쉽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교육이라는 게 사실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것은 참 작은 부분이거든요. 삶 자체가 교육인데,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은 아무래도 도전정신이라든가 모험심이 좀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기업들이 부덴부르크현상(부가 여러 대에 걸쳐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

-부덴부르크현상을 경계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기업들 중에는 60~70년은 보통이고 이젠 100년에 이르는 기업도 등장했는데요.

"기업이 생명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고 생존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지요.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사실 글로벌 유력 IT기업들에 비하면 연수가 상당이 오래됐습니다. 이것을 달리 보면, 해외 새로 부상한 IT기업들이 도전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커온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은 3, 4대로 내려왔기 때문에 이제 오너십을 가진 이들이 새롭게 혁신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겁니다. 오래됐다고 좋은 기업은 아니거든요. 우리나라 대기업이 해야할 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기업 활동의 큰 애로 중 하나가 경직된 노동규제와 대결적 노사관계거든요. 그런데 노동계의 지원을 얻어 집권한 현 정부는 이런 데에 대해선 개혁의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도 정책실장을 할 때 노동시장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가지 조치들도 취했는데요, 현재 우리 경제에 가장 걱정되는 점 중 하나가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돼있다는 거예요. 노동계의 상대편에 있는 경영계가 인내심을 갖고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동시장 문제는 노동만 떼어놓고 접근할 일이 아닙니다."

-시장의 자율과 경쟁이라는 보수적 가치가 진보정부에 의해 폄훼되고 제약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보수도 반성할 점이 있어요. 그동안 보수가 기대왔던 언덕이라는 게 남북의 특수한 상황, 과거의 경제성장에 대한 실적,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지역구조 등으로 인해 보수가 좀 쉬운 길을 걸어왔다고 봐요. 보수가 전반적으로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게 사실이거든요. 물론 앞으로 보수도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안정 희구욕망이 작동하고 남북관계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보수의 지지층이 될 겁니다. 그러나 그런 지지층만 가지고, 또 지역구도에 함몰되면 과거와 같은 영화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고 봐요. 보수의 생존력을 위해서도 과거의 보수와 달라야 한다고 봐요. 물론 보수가 지켜야 할 것은 분명히 지켜야 합니다. 시장가치, 자유민주주의 가치 같은 핵심 가치를 지켜야 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꿔야 할 것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동자를 보는 시각도 과거의 자본과 노동간 대립관계로 보지 말고 자본도 노동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일들이 무엇인지 자발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시장에 대한 믿음이 많이 약화된 것 같아요.

"시장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보수가 무너지니 보수가 지켜야 할 시장의 가치와 믿음도 약해지는 겁니다. 시장에 대한 믿음을 확산시켜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은 여러 가지 효율성이라든가 훌륭한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결과가 매우 불평등하거든요. 자유라는 게 또 경쟁을 유발하고 그 경쟁이 다시 불평등을 유발하는 메카니즘입니다. 이런 측면 때문에 정의, 평등에 비해 도적적인 호소력이 떨어져요. 정의와 평등을 앞세우는 사람은 이상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으로 비치고 시장과 경쟁을 앞세우는 사람은 무언가 매정하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보이거든요. 그럼에도 시장이라는 게 역사적으로 얼마나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또 시장이란 제도를 도입한 나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국가가 시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꾸준히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법이나 주52시간근로제 도입에 따른 탄력근로기간 확대를 포함해 상법, 공정거래법 등 모두 국회에서 논의하고 결론을 내야 하는데, 계속 엉거주춤한 상태로 시간만 가는 상황이어서 시장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정부에 있을 때도 느꼈습니다만 국회가 좀 냉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심리학에서 이런 설명을 합니다. 사람들이 냉정한 상태와 흥분된 상태에서 하는 결정이 다르다는 거예요. 냉정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 더 바람직하고 건설적이라는 겁니다. 냉정한 상태에서 나오는 자제력이라든가 인내심이 작용한 거지요. 반대로 흥분된 상태에서는 그 반대 결과가 나오고요. 저는 우리나라 국회를 보면 항상 흥분 상태에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너무 권력쟁투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부 정책이 시장에 잘 스며들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민도 정부정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보도 많이 알아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지금 정부는 그런 소통을 잘 하고 있는 건가요.

"과거 전반적으로 경제수준이 낮을 때는 국민들의 욕구가 먹고사는 생물학적 욕구였지요. 그러나 이제 국민소득 3만불이 넘어섰으니까 그에 따라 달라진 국민들의 욕구 이를테면 사회 안전이나 환경 뿐 아니라 '나도 정책에 참여해보겠다'는 귀속감의 욕구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봐요. 또 국가에 대해 더욱 더 인격적인 대우를 요구하고 있고요. 이런 변화에 대해 리더가 대응을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4만불 5만불로 갈수록 이런 욕구는 더 커질 거예요. 소통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너무 자기 신념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유연해지면 좋겠습니다."

-지난 달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된 후에도 정부가 금강산관장과 개성공단 재가동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것 같아요. 두 사업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남북경협 자체보다는 그것을 토대로 남북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나아가서 비핵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외교문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돌이켜보면, 참고할 만한 힌트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를 외교 안보와 떼어 접근할 수 없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당시 소위 광우병 사태가 있고 나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는데, 그 3개월 동안 우리나라 외화유출액이 650억 달러쯤 됐어요. 환율이 1달러에 약 1500원 정도 됐습니다. 코스피가 2000에서 900으로 떨어졌고요. IMF 위기 이후 10여년 흐른 뒤에 다시 같은 상황에 닥치니 야 이거 큰일 났구나 걱정이 엄습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가산금리가 높아지니 외평채 발행도 어려웠을 때였어요. 그 때 했던 조치 중 하나가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였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추진하다보니 우리는 조건이 맞지 않아요.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맺으려면 트리플A 신용도가 필요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이 요구됩니다. 맞는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당시 청와대와 외교부 등이 죽을 힘을 다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었습니다. 이후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맺었고 이것이 글로벌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됐어요.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인 조치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상당한 부분이 외교 안보 쪽과 같이 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북관계 문제를 너무 경협 확대라는 작은 잣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미국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과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큰 외교안보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니까요. 사실 이것은 제가 직접 체험한 데서 얻은 교훈이라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당시 여러 가지 요건이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한미 통화스와프가 이뤄진 것은 미국이 한국을 동맹적 차원에서 배려했기 때문 아닌가요?

"미국이 조건이 맞지 않은데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결과적으로 '봐줬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한국만 일방적으로 혜택을 입은 것은 아니고 미국도 그만큼 한국경제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계산했겠지요. 공짜 점심은 없지 않습니까."

-글로벌 금융위기가 비교적 한순간에 덮친 위기라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채문제 등으로 현재의 세계경제 침체 위기는 서서히 진행되는 위기인데요, 정부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정부가 위기의식을 느끼면 더 위기가 커질까봐 그런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크게 웃음)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사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것 자체가 두려운 거거든요. 왜냐하면 사회와 경제라는 게 경제주체들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자기조정적인 성격이 있는 거지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중요한 일 중 하나지요. 재정을 써서 해결하려고 하지만 말고 얼마든지 돈 안 들이고 거대한 정책이 아니더라도 쓸 전략들이 있거든요. 온건하고 부드러운 정책이 있습니다. 정책담당자가 하는 말 한 마디와 행동 하나가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울림이 있는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일종의 넛지(nudge) 전략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려면 과거와 이념에 매몰돼 있어서는 안 되지요."

-최근 한미 외교는 물론 한일 외교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불안을 주는 리더의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정치인들이 대일 강경 발언을 하는 것은 자제돼야 합니다. 한일 관계는 지금 매우 흥분된 상태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집니다. 이럴 때는 먼저 흥분을 가라앉히고 먼저 냉정을 찾는 쪽이 유리합니다. 냉철해야 길이 보이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출범 때부터 일자리 정부라고 자부했는데, 역대 정부 중 가장 성적이 나쁩니다.

"대학에 있다보니 그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 때 정부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일자리야말로 자아실현이나 자기존재감을 지탱하는 거거든요. 청년 일자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氣)가 회복돼야 합니다. 이제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은 기대하기 힙듭니다. 서비스산업, 의료 복지 관광 산업 등에 대한 활성화가 절실합니다. 서비스산업에서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존 규제를 풀고 기득권 사업자들의 양보가 필요한데 이를 돌파하기가 참 힙듭니다. 규제 완화에 따른 기득권자들의 반대가 워낙 심하고 이를 정치권이 두려워 하거든요. 여야 정치권이 기득권층을 설득해야 합니다."

-MB정부 감세 정책은 절반의 성공이었다는 평가가 있는데요.

"종부세 폐지와 법인세 인하 등 감세는 이뤄졌어요. 그러나 지금보다야 심하지 않았지만 소득격차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그래서 후반기에 개인소득세 최고구간에서는 세율을 올렸습니다. 이걸 두고 'MB정부가 지금 뭐하는 거냐'하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요. 어떤 정책을 해도 반대급부 없는 지름길은 없습니다. 불만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각오를 하고 임해야 합니다. 정책담당자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려고 해선 안 됩니다."

-정부에 계실 때 기득권을 설득하거나 돌파해 규제완화를 한 사례가 적지 않지요?

"왜 요즘은 편의점 가서 소화제라든가 감기약 같은 것을 살 수 있잖아요. 약국외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을 하는데 약사들이 얼마나 반대했는지 모릅니다. 약사법 개정하는데 딱 3년이 걸렸습니다. 2012년 4월인가 약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시행이 됐어요. 현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규제완화를 해내길 바랍니다."

-성과여부를 떠나 현 정부가 혁신경제를 추진하는 데는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최근 수소차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 얘기도 많고요. 이런 변화는 15~16세기 대항해시대에 버금가는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시 서유럽 국가들이 거의 전부 국가가 주도해 대항해시대를 열었거든요.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가 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아주 유능한 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기와 기회를 놓쳐버리면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요. 문 대통령도 수소차를 강조하는데, 미래 산업과 과학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선제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끝으로 이명박 정부도 후반기에 시장에 입각한 정책보다는 동반성장과 서민금융 등 포퓰리즘 정책에 경도되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시장 현실을 봐야 한다는 반론도 물론 있었지만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광우병 사태로 위축됐고 또 그것을 해결하는데 아쉬운 점이 많았지요. 진실을 알리는 홍보도 부족했었고요. 미소금융이나 동반성장정책은 시장 경쟁에서 뒤처진 분들을 위한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거지 인기영합정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 정부가 지원하긴 했지만 민간에 맡겼던 거고요. 꼭 필요했던 사회안전망 정책이었다고 봐요. 하도급이나 일감몰아주기 문제는 언젠가는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고요. 좀 아쉬웠던 점은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을 하면서 상생이나 하도급관계를 잘 가져가는 기업들을 좀더 많이 알려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도록 하는 방법을 쓰지 못한 것입니다. 제재 위주로 전통적인 방법으로 가버렸어요. 낙인찍는 정책이 아니라 북돋워주는 정책이었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현 정부 사람들이 그런 정책을 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전지구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잖아요. 이런 변화가 기회도 되지만 위기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각 분야별 준비를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을 권합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극복 노하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토대로 선제적으로 대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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