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협업 추진하는 금융권, 정책 연속성 `필수`

사라진 '창조금융'·'녹색금융'… 정책보다 '상호보완 관계'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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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혁신금융'으로 재무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단기이슈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권이 바뀌면 혁신금융 동력도 힘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혁신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핀테크업체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그룹 산하 14개 그룹사 110여개 본부부서 임직원 2000여명이 참여하는 혁신 금융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올해 초 디지털 혁신 부문 신설, 혁신성장을 위한 '사내벤처 C&D 팩토리'를 출범했다.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5년간 190조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혁신·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체계도 개편할 방침이다. 과거 부동산이나 재무성과 위주의 대출보다는 기업 성장가능성에 기반한 동태적 여신심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결제망도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전환한다. 그간 금융결제망은 한정된 금융기관만 접근할 수 있었고 결제망 사용 이용료도 건당 400~500원으로 비싼 편이어서 규모가 작은 핀테크업체들이 활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정부는 결제망 사용 이용료를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핀테크 스타트업이나 IT기업들이 금융결제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결제망 개방 시행을 위해선 더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며 무엇보다 법개정안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연내 법개정안을 통과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정책 연속성을 확보 여부다. 규제산업으로 불리는 금융권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사업전략도 바뀐다. 이명박 정권에서 추진한 '녹색금융', 박근혜 정권이 내세운 '창조금융'이 그 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창조성장금융부문'을 '중소중견금융'으로 재편, '창조'라는 단어를 없앴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창조금융예금과 창조금융적금, '통일 대박론' 지원을 위한 통일관련 적금 상품을 쏟아냈지만 이제는 판매가 중단돼 흔적도 찾기 어려워졌다. 정권 교체 이후 혁신금융 동력이 힘을 잃게 될 경우 자칫 은행과 협업한 핀테크업체들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과 핀테크업체 간 협업이 장기간 유지될지도 장담하기 힘들다. 당장은 금융사들이 정부의 눈치 때문에 혁신기업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정책 연속성이 끊기면 은행입장에선 핀테크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만료 이후 재계약을 안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결제망 서비스 개방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

핀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 금융결제망 서비스를 개방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은행들이 핀테크업체에 모든 결제망서비스를 개방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일례로 10개의 금융서비스 중 2~3개 정도만 개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다음, 그 다음 정권까지 바통이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의 연속성이 바탕이 돼야 양측이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박은수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은행은 핀테크업체에 민첩성과 속도, 창조성 등을 원하고 핀테크업체는 은행의 고객기반, 자본, 유동성, 영업망 등을 필요로 한다"면서 "상호 보완적 관계가 이어지면 양측의 협력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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