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장·단기 금리 격차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경기 하강 전망으로 장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내린 연 1.888%로 장을 마쳤다. 연중 최고치인 2.051%(1월30일)과 비교하면 0.16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3년물 금리(연 1.767%)와의 차이가 0.121%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졌다.
이는 2008년 10월9일 후 가장 작은 격차다. 당시 3년물(5.61%)과 10년물(5.73%) 금리 격차는 0.12%포인트다.
2007년 이후 처음 장·단기 금리가 역전한 미국 채권시장 영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단기 지표물인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전날 각각 2.4578%, 2.4417%로 거래를 마쳤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불황을 예고하는 신호다. 국내 역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이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3년물 대비 10년 장기물 금리의 하락 속도가 심상치 않게 가파르다. 머지않아 10년물 금리가 3년물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향후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장기물 금리는 곧 미래 경기전망'으로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추후 경기침체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장기물 채권 하락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장기채권 강세(금리 하락)는 추세화한지 오래"라며 "시장에서는 이미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요국의 온건한 통화정책 변화와 경기 침체 우려, 미중 무역협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장기금리 중심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식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한 차례 더 짙어진 것도 장·단기 금리 차를 좁힌 요인이 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에 장 초반 1% 넘게 빠진데 이어 지속적으로 낙폭을 키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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