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형 승용차 쏘나타를 출시해 침체한 국내 승용차 시장 살리기에 앞장선다. 세계적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승용차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만큼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신형 쏘나타의 판매 목표는 모두 7만대다. 작년 판매량(6만5846대)과 비교해 6.3% 높여 잡은 것이다. 지난 21일 출시 행사 당일 밝힌 사전 계약 대수(1만2323대)를 고려하면 현재까지 약 20%를 채웠다.
쏘나타는 현대차의 대표 볼륨 차종(많이 팔리는 차)이다. 국내·외 자동차를 통틀어 과거 국내 시장 1위 차종으로 군림해왔다. 2000년 이후 13번이나 국내서 차량 흥행을 방증하는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5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의 경우 지난 1998년 외환위기가 닥친 이후 20년 만에 판매량이 7만대를 밑돌았다. 모델 노후화와 신차 출시 소식이 있기는 했지만, 작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20.4%로 '뚝' 떨어졌다.
단순 올해 판매목표와 작년 판매량을 비교할 때 6.3%는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택시 시장 미진출을 선언한 만큼 7만대는 도전적인 수치다. 택시업계는 중형차 텃밭으로, 쏘나타에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택시는 차급별로 운임체계를 차별화한다. 중형과 대형·모범택시의 기본요금은 서울 기준 2700원 차이가 난다. 택시 입장에서 기본요금이 높은 대형·모범택시가 수입 면에서는 나은 편이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이를 찾는 수요가 한정적이다. 이에 택시업계는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등과 같은 중형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차는 이런 택시 시장을 공략해 판매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국내 택시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모델이 쏘나타다. 이에 '소(牛)나 탄다는 차'라는 별명도 덧붙였다.
현대차의 택시 시장 미진출 선언은 기존 대중차 이미지를 포기하면서, 이번 기회에 쏘나타가 가진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과거 중산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현대차는 주로 고급차에 적용했던 전자식 변속버튼(SBW)과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의 첨단 편의사양은 물론, 차체(플랫폼)까지 완전히 새로 적용해 완전히 새로운 쏘나타를 내놓았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