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증권거래세 인하요? 결국 막대사탕 하나 주고 어르고 달래는 것 아닌가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도 되레 뿔이 났다. 증권거래세 폐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0.05%포인트 인하는 결국 '생색내기용' 정책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혁신금융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팔 때 부과하는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현재 매도 대금의 0.3%(농어촌특별세 포함)인 코스피ㆍ코스닥 증권거래 세율은 0.25%가 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증권거래세법 시행령을 고칠 계획이다.
증권거래세 인하 소식에도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다. 증권거래세 인하 발표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는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주식 투자자들은 "병아리 눈물 만큼 내렸다"라거나 "보여주기 식 정책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했지만, 이날 발표된 추진 방안은 단계적 인하 방침도 없고 최종 폐지에 대한 언급도 빠져 오히려 실망감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세가 0.05% 인하에 그친다면, 사실상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세 인하 소식에 거래량 자체가 일정 부분 증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주식시장과 파생시장의 연계가 강화되거나 개인의 증시 참여를 늘리는 등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책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 번지면서 증권거래세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해외 해외 주식시장과 같이 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가 아예 없고 중국·홍콩·태국은 0.1% 수준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한 작성자는 "전세계에서 후진국 일부를 제와하고 거의 대부분 선진국들은 개미 투자자에게 거래세를 받지 않는다"며 "현정권은 폐지 않는다고 고집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하나는 의견도 나온다.
오히려 증권거래세가 줄어든 대신 양도소득세 과세 부담이 늘어날 우려도 확대됐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를 확대하려는 정책 목표와 연계해 중장기적으 해 중장기적으로 거래세를 추가로 인한다는 방침이다. 댓글 한 작성자는 "거래세인하는 양도세 전면 과세를 위한 포석"이라며 "개인들의 세금 부담이 더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 인하의 첫걸음을 뗀 것으로 의미가 깊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하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증권거래세 폐지를 위한 첫 단추"라며 "결국은 중장기적으로 폐지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