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공범들이 살해" 항변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 중)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살해는 공범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20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34)는 조사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집에 침입해 피해자들을 제압하려는데 피해자들의 저항이 심했고 그때 갑자기 옆에 있던 공범 중 한명이 남성(이 씨의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여성(이 씨의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오면서도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항변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 씨는 또 피해자들에게서 빼앗은 5억원 중 공범들이 가져간 돈도 자신이 고용한 대가로 지급한 형식이 아닌 공범들이 앞다퉈 돈 가방에서 멋대로 돈을 가져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공범들이 달아난 점을 이용해 공범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일 수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중국 교포인 공범 B(33) 씨 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 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 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김 씨는 이 씨 아버지에게 2000만 원을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해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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