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위메프가 흑자 전환 대신 외형 확장을 택했다. 당장 이익을 내는 것보다 쿠팡과 G마켓 등 앞서가는 경쟁자들을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내부적으로 세웠던 '월간 흑자 계획'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는 지난해 4월 실적 발표와 함께 "연내 월 단위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은상 대표도 비슷한 시기 파트너사 레터를 통해 "이커머스 스타트업 중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위메프가 올해와 내년 본격적인 연간 흑자를 위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해 왔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해 초부터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흑자 전환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11번가를 필두로 한 경쟁사들이 대규모 행사를 열면서 위메프도 결국 노선을 변경했다. 특히 연말 들어서는 경쟁사들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행사를 매달 이어가며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순간적인 흑자 전환에 집중하다가 위메프가 목표로 삼고 있는 G마켓, 쿠팡 등과의 거래액 격차가 벌어지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와 신세계 등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눈에 보이는 흑자 전환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메프가 직배송 서비스와 직매입 매출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도 품이 많이 드는 직매입에 연연하지 않고 파트너사를 늘려 거래액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위메프의 지난해 거래액은 5조원대 중반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거래액 기준으로 옥션을 넘어섰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실제 위메프는 올해 목표를 11번가의 거래액을 넘는 것으로 정하고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미 월간 흑자를 달성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는 상태"라면서 "다만 장부에 흑자를 기록하는 것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거래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위메프가 덩치를 키우기 위해 벌이고 있는 마케팅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메프는 지난해 물량이 적은 반값 에어팟을 미끼로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다는 논란을 겪었다. 위메프 서버가 잇따라 다운되며 구매에 실패한 일부 소비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위메프를 처벌해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에도 네이버와 연계한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에 따른 '실검 마케팅 논란' 등 업계 내에서 유독 잦은 비판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가 단기간에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잦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사실"이라며 "지나친 마케팅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위메프는 최근 연이은 반값 특가 행사를 이어가며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위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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