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인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인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이를 포함, 앞으로 5년간 6조4000억원을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성) 분야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게임 체인저'로 도약을 위해 약속한 45조원 투자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완성차 업체의 최대 고객이 될 차량 모빌리티 분야를 미리 선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현대·기아차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에 3억 달러(약 3384억원)를 투자하고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투자금액은 현대차가 2억4000만 달러(약 2707억원), 기아차가 6000만 달러(677억원) 등이다.
올라는 2011년 설립, 현재 인도 카헤일링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현지 최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다. 현재 세계 1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등록 차량만 130만대에 달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라에 대한 투자는 미래 성장 가능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 등을 신중히 검토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투자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그는 앞서 지난 2월 말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인도 모빌리티 1위 업체인 올라와 협력으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 노력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새롭고 더 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이미 차량공유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6조4000억원을 쏟아 붓는 내용을 포함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올라에 대한 투자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차량 공유라는 개념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부터 자리잡기 시작했다. 대규모 부동산이 거품처럼 몰락하자 '소유'에 대한 위험부담이 늘자 '공유(빌려쓴다)'는 인식도 확산하기 시작했다. 차량 공유는 크게 자신의 차를 택시처럼 활용하는 '카풀'과 일정기간 빌려주는 '카셰어링' 등으로 나뉜다.
일단 완성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카셰어링이다. 앞으로 개인 소비자의 차량 구매가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수요처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그랩에 지난 1월 코나 일렉트릭 20대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랩은 연말까지 현대차로부터 전기차 200대를 구매해 카헤일링 서비스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국내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전문 업체 메쉬코리아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 △중국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 업체 임모터 △호주 P2P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세계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기아자동차가 19일 인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인 3억 달러(약 3384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인도 모빌리티(이동성) 시장에서 상호 다각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말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