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인 소유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주택자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실 엘스가 위치한 강남 주택 시장은 구 전체가 올 들어 하루 평균 3건도 거래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거래절벽을 겪고 있어 급매물 처분이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 장관은 현재 본인 명의로 세종시에 '캐슬&파밀리에 디 아트' 분양권(4억973만원)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공시가격이 7억7200만원인 잠실엘스는 매물로 내놨다. 잠실엘스는 최 후보자 아내 소유로 최 후보자 본인이 한 번도 거주한 적이 없어 전형적인 재건축 투자 의혹이 제기된다. 최 후보자는 2004년 잠실엘스가 재건축 되기 전 잠실주공 1단지였을 때 최초 매수해 1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의혹과 다주택자 논란을 하루 빨리 잠재우려면 잠실엘스를 처분해야 하는데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진 서울 주택 시장이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 엘스가 위치한 강남구는 올 들어 매매거래가 저조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 누적 기준 강남구 전체 거래량은 86건으로 하루 평균 2.7건이 거래되는데 그쳤고 2월은 더 줄어 하루 거래량이 2.5건 꼴에 불과했다.
잠실 엘스는 작년 9·13 대책 이후부터 거래가 급감해 회복되지 않고 있다. 9·13 대책 전 8월 7건에서 9·13 대책이 발표 후 3건, 올 들어서는 이보다도 적은 2건이 거래되는 데 그쳤다. 올해는 1월 12억7500만원, 13억2000만원에 2건이 매매거래됐는데 직전 거래된 최고가인 작년 10월 14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85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잠실엘스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의 매매가 심리적 지지선은 12억원인데, 거래절벽이 지속될 경우 최 장관이 내놓은 급매물은 이 금액보다 더 떨어져야 팔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엘스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 장관이 급매물로 내놓은 잠실엘스 128동 801호는 남향 위치는 좋지만 옆 동에 조망이 가려지는 비교적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거래절벽이 지속될 경우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도 이달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수요자의 부담이 더 커져 급매물 처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강남 주택 시장은 구 전체적으로 하루 평균 거래량이 얼마 안 될 정도로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부담은 작년보다 더 커졌지만 향후 시장 기대감은 현저히 떨어져 주택 구매 수요가 당장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3기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레임덕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가 그동안 다주택자를 규제해온 기조와 달리 다주택자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부동산 정책이 동력을 받지 못할 뿐더러 전국민적인 불신만 쌓게 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예정된 가운데 다주택자, 논문 표절 등 날선 검증이 예고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