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 일본 소행성 탐사선이 탐사할 소행성을 국내 연구진이 관측해 상세 정보를 얻는 데 성공했다. 향후 일본 소행성 탐사에 중요한 연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문홍규 박사 연구팀이 일본 데스티니 플러스가 탐사할 '파에톤'을 관측해 3D 형상모형으로 재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 12월 중순 40년 만에 지구에 근접한 파에톤을 관측·분석한 결과, 표면이 화학적으로 균질하고 3.604시간에 한 번 시계방향으로 자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파에톤의 모양은 적도 지역이 융기된 다이아몬드 형태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 2호가 탐사하고 있는 소행성 '류구'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오시리스렉스호가 탐사 중인 소행성 '베누'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공전과 자전을 하면서 여러 면에서 반사된 광량을 기록한 자료를 확보하면 소행성의 자전주기뿐 아니라 자전축 방향, 3차원 형상까지 재구성할 수 있다. 이를 '광도곡선 역산법'이라고 하는데, 연구팀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파에톤 밝기 변화 주기를 분석해 자전주기가 3.604시간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파에톤이 자전하는 동안 스펙트럼 변화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표면이 화학적으로 균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태양열에 의한 열변성이 표면 전체에 고르게 일어난다는 계산결과로, 표면의 균질성을 재증명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지구∼달거리의 27배 안으로 접근한 파에톤을 2017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동안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과 소백산천문대 0.6m 망원경, 미국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대만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국내외 8개 망원경을 이용해 시간적으로 보다 조밀한 관측 자료를 얻는 데 성공했다.
천문연은 오는 2022년 발사 예정인 데스티니 플러스 탐사선의 과학연구를 맡은 일본 치바공대 행성탐사연구소와 협력연구를 통해 지상관측 연구를 주도했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태양계 천체 탐사를 기획하려면 지상 관측시설에서 얻은 천체의 정밀궤도, 형상, 자전특성, 표면물질 분포 등과 같은 연구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파에톤 특성은 앞으로 데스티니 플러스 근접탐사의 핵심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에톤 자전주기와 자전축 방향, 3D 형상에 관한 연구결과는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저널(지난해 11월 14일자)'에, 파에톤 표면물질의 균질성 연구결과는 '행성 및 우주과학 저널(지난 1월 22일자)'에 각각 실렸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소행성 파에톤의 볼록모형으로, 왼쪽부터 자전축을 Z라고 했을 때 측면에서 본 형상과 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한 모습이다. 천문연 제공
일본이 2022년 소행성 '파에톤'을 탐사하기 위해 발사 예정인 데스티니 플러스 탐사선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