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정부 적극적 설득외교 주문
野, 대북제재 완화기조 문제삼아
野, 대북제재 완화기조 문제삼아
2차 미북정상회담 책임소재 분석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소재에 대해 "어느 한쪽의 책임을 규명하기보다 '큰 그림'을 원한 미국과 '영변'에 한정해 대화를 풀었던 북한의 입장 차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 장관은 18일 베트남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 처음으로 가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국 측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면 완전한 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갖고 협의를 하기를 원했는데 북한은 영변에 한정해서 대화를 풀었다. (회담에서)양 측의 입장 차를 확인했다"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에 책임을 묻는 것은 앞으로의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외교부는 구체적인 회담 결렬 이유로 미국은 '비핵화' 정의에 대한 합의, 모든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 로드맵 도출 등을 중시했으나 북한은 현 단계에서 이행 가능한 비핵화 조치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외통위 소속 여야 정치권은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과 책임, 후속조치 등에 엇갈린 견해를 제시했다. 여당은 이번 회담에서 미북 양측의 입장 차를 확인한 만큼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설득외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으나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섣부른 대북 제재 완화 기조와 한미 간 정보공유 미흡 등을 문제 삼았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북미가 하노이에서 비록 접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신뢰를 보이는 실질적인 행동을 준비했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 내려면 징벌적 제재를 완화해주겠다고 대화를 유도하는 판 깔기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당의 박병석 의원도 "2차 회담에서 합의문을 채택하지는 못했으나 실무협상의 초안에는 평양-워싱턴 간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등 상당한 의미가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미국에는 한국에 남북경협 재량권을 요구하고, 북한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북한의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한반도 비핵화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하노이 회담은 모두가 인정하는 실패 회담, 결렬 회담"이라며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는데 합의 이행이 안됐다"면서 "문 대통령의 노력이 다 무위에 그친 것이냐. 이런 현실을 곱씹어서 우리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하려 해도 당장 모든 것을 한번에 폐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시설이나 핵 프로그램, 핵 무기, 대량살상무기 실상 등은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미국도 우리도 비핵화의 포괄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한정해 협상을 원해서 (하노이 회담에서)합의하지 못했다"면서 "미국과 북한 측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하노이 회담결렬을 교훈 삼아 앞으로 비핵화 대화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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