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김민주기자]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가 올해 10%만 역성장해도 20조원 이상의 생산유발액 감소와 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 손실이 우려돼 한국 경제 전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3293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46.8%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조86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2.2%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당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3154억원, SK하이닉스의 경우 3조9937억원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석달 전과 비교해 약 4조원, 2조원 가량 각각 하향 조정됐다.
이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치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이 약 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7조7700억원)의 절반, 전년 동기(11조55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DB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이 예측한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조4000억원, 1조2000억원으로 컨센서스(평균치)를 크게 하회한다.
이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8일 D램(DDR4 8Gb, 1Gx8) 스팟 평균 거래가격은 5.07달러로 작년 말(6.35달러)과 비교해 20.2% 하락했다. 낸드플래시(128Gb MLC)의 경우 그보단 덜하지만 약 7.9% 떨어졌다.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 우리 전체 수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 실적 쇼크는 수출과 고용, 성장 등 우리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10% 역성장할 경우 2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액 감소와 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이 작년보다 26.4%, 34.8%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반도체 매출의 95% 이상이 수출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60조원의 생산 유발액 감소와 1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정일·김민주기자 comja77@dt.co.kr
용인시 삼성전자반도체 기흥사업장 반도체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차세대 메모리를 테스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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